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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정부 국책은행 통합안 '기대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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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3-1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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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각금액 천정부지, 인수자 찾기 어려울 듯

정부가 추진 중인 국책은행 민영화 방안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금융권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산업은행과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을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통합해 '메가뱅크'를 설립키로 한 정부안에 대해 금융권은 "정부가 사실상 민영화를 포기한 것"이라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 초대형 은행 탄생하나

정부는 산업은행과 우리금융, 기업은행을 하나로 묶어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 방안이 현실화 할 경우 자산규모 500조원대의 세계 30위권 초대형 금융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 총액은 우리금융이 287조원, 산업은행 123조원, 기업은행 124조원 등이다.

새로 설립될 금융지주회사에서 우리금융은 소매금융, 산업은행은 투자은행, 기업은행은 기업금융 부문을 각각 맡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민영화 전까지 지분을 정부가 그대로 보유하고 경영은 민간에 위탁한다는 방침이다.

◆ 민간 매각 가능성 거의 없어

메가뱅크를 민간에 매각할 경우 지분 50%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으면 대략 20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현재 이 정도 자금을 동원해 인수에 나설 수 있는 금융회사는 국내에 전무하다. 또 금산분리 규제를 풀어 산업자본을 끌어들인다 해도 쉽지 않은 금액이다.

외국계 금융회사가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해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만 해도 주인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산업은행과 기업은행까지 묶어 팔게 되면 민간 매각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 내에서도 메가뱅크 설립 방안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비교적 적극적으로 추진 의사를 밝히고 있는 반면 금융위원회는 매각이 어려워지는 점 등을 들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메가뱅크 설립 방안은 국책은행 민영화 계획 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소영 기자 haojiz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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