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당면한 경제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 서비스수지 개선, 사교육비 절감 등을 목표로 하는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관련부처간 혹은 지자체와의 일사불란한 정책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아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례가 자주 나오고 있다.
또 부동산 관련 세제 완화 등 일부 정책은 대선 당시부터 공언했지만 새 정부 출범 후 실현시기를 종잡을 수 없게 되면서 잔금지급이나 등기를 미루고 있던 사람들에게 더 큰 혼란을 주는 등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
◆ 서비스수지 개선 기대↔해외여행 급증 전망
16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11년만에 최대폭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고전하는 주된 이유는 최근의 고유가 외에도 고질적인 서비스수지 적자가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이 같은 만성적자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관광 등의 해외소비를 국내로 전환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으며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올해 경제운용계획에는 이 같은 기대감과 스케줄이 나와있다.
기획재정부는 국내에 매력있는 볼거리를 확충하고 저렴한 가격에 깨끗하고 안전한 인증 숙박업소를 많이 만든다는 계획 하에 기존 시설의 개보수 자금을 융자하는 등 종합적인 지원방안을 4월에 마련기로 했다.
감세 등 정부 지원과 업계의 경영개선 노력을 병행해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여행업계의 예상은 이 같은 기대감과는 전혀 딴판이다.
여행사들은 우선 올해 말께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미국 비자면제가 이루어지기만 해도 미국을 방문하는 우리나라 방문객 수가 3~4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도 이에 대비, 이달 31일부터 미주 노선을 대폭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에 불을 지핀 영어몰입교육 방침이 유치원생부터 일반인에까지 광범위하게 영어교육 열풍을 불러오면서 초중고 학생이나 교사들의 해외연수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서비스 수지 개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이미 서울 강남지역에서는 논술과목 수요가 주는 대신 영어 원어민 교육이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 해외 단기연수 등의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기관들도 크게 늘고 있다.
◆ 학원비 철저단속↔자율화
정부는 또 최근의 물가급등에서 학원비가 차지하는 요인이 크다고 보고 신학기를 맞아 학원비를 철저히 단속하겠다는 방침을 지난 5일 밝힌 바 있다.
전국 시도 교육청이 특별점검반을 편성, 수강료 표시제 이행여부를 지도 점검하고 미이행 학원에 대해서는 과태료 처분 등을 통해 은글슬쩍 올려받는 행위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수강료 초과징수 등 법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지금처럼 누적벌점으로 관리하지 않고 한번만 적발되더라도 등록말소나 교습정지와 같은 강한 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지자체의 조례도 개정을 요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서울시교육청이 학원수강료의 사실상 자유화를 뜻하는 수강료 적정 수준 산정 시스템을 연구중이라고 밝히면서 학부모들은 황당함을 느꼈다.
연구중인 새 시스템은 '수강료 상한제'를 없애고 학원별로 강의 특성을 인정해 수강료를 차별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어서 일선 학원들이 강의 특성을 내세워 수강료를 높게 받아도 단속할 근거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서울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는 최근 학원의 심야 교습을 허용하는 내용의 조례안까지 만들어 공표함으로써 사교육 확대를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 취·등록세 종부세 낮춘다↔시장 안정이 우선
새 정부는 대통령 선거 당시부터 감세를 주장해왔으며 특히 부동산 관련 세제는 참여정부 시절 부동산 가격급등을 막기 위해 지나치게 과중해진 측면이 있으므로 정부 출범 이후 우선적으로 정비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취·등록세의 경우 현재 합계 2% 수준인 것을 1% 수준으로 내린다는데는 여야간에 의견도 일치해 3~4월에는 인하될 것으로 알려져왔다.
종합부동산세 역시 강만수 신임 기획재정부 장관의 소신대로 1가구 1주택자 등에 대해서는 대폭 완화될 전망이었다.
그러나 취·등록세는 지방세수 보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시행일정이 불투명해졌고 종부세 인하 역시 시장에 안좋은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당분간 시행이 어려운 상태다.
정부는 최근 경제운용계획을 밝히면서 부동산 관련 세제 완화는 시장이 안정된 뒤에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새 정부의 취등록세 인하 방침만 기다리고 있던 부동산 시장에서는 혼란이 벌어지고 있으며 거래는 오히려 더 위축되고 있다.
취등록세가 내리면 집을 사려던 대기매수자들이나 혹은 이미 계약을 해놓고 잔금은 세율 인하 뒤에 치르려던 사람들이 혼미에 빠졌다.
새 집을 분양받은 뒤 입주를 앞둔 사람들은 세율인하 일정이 나오지 않자 입주일정을 더 늦춰야 할지, 아니면 높은 세금을 물더라도 잔금을 치러야 할지 등을 놓고 갈팡질팡 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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