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리포트]베이징올림픽 성공, 국제무대에서 해법 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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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5-19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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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국은 지난 1978년 덩샤오핑(邓小平)이 개혁개방 정책을 제창한 지 꼭 30주년을 맞는 해이다.

때문에 중국은 67억 지구촌 축제인 베이징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 세계 속에 우뚝 서려는 꿈을 다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스포츠강국, 경제대국 등 이미지를 세계에 널리 자랑하고 중화민족의 우월성을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으려는 야심마저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은 최근 국내외에서 일어나는 각종 악재와 호재들을 무난히 융화해 앞으로 남은 3개월 동안 올림픽 준비를 성공리에 마무리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난 3월 일어난 티베트 독립시위 유혈사태는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올림픽 성공 여부를 가름할 중요 변수가 되고 있다. 사진은 중국이 ‘3•14사건’으로 부르는 당시의 티베트 시위현장 모습.

이는 지난 3월 일어난 티베트 독립시위라는 악재 속에서도 국제무대를 향해 끊임없이 펼치는 외교활동들에서 잘 알 수 있다. 중국은 이를 통해 성공적인 목적 달성에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고 자평한다.

지난달 하이난다오에서 열린 보아오(博鳌)포럼은 중국이 세계의 맹주로 발돋움하려는 야심을 드러낸 외교무대 현장이었다는 평가다. 이례적으로 후진타오(胡锦涛) 국가주석이 직접 참석해 전세계 11개국 정상과 대표, 참석자 2000여명과 자리를 마주했다.

여기에서 중국은 올림픽을 앞두고 터진 티베트 사태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받았던 차가운 시선을 정면돌파라는 승부수로 반전시켜 버렸다. 안방 국제무대에서 올림픽 지지와 티베트 이해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다.

그러나 지난달 프랑스 성화봉송 도중 발생한 티베트 독립시위대의 봉송방해로 인해 조성된 양국간 외교적 긴장관계는 여전히 진행중인 미해결 난제.

   
 
지난달 7일 프랑스 파리에서 성화봉송 과정에서 장애인 펜싱선수 진징이 시위대의 성화봉송 방해에 맞서 성화를 지켜내고 있다. 이 사건은 아직도 진행중인 중국과 프랑스간 국민감정의 갈등에 불씨가 됐다.

발단은 프랑스가 티베트와 달라이라마 문제를 조건으로 베이징올림픽 순항에 압박을 가하자 드디어 중국인들이 들고 일어나면서 시작됐다.

13억 거대 구매력을 무기로 내세운 중국 소비자들이 프랑스 최대 유통업체인 까르푸에 대한 불매운동을 펼치고 나선 것이다. 게다가 까르푸가 달라이라마 세력을 뒤로 지원한다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한번 불붙은 중국인들의 애국주의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지난 44년간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자랑해 온 프랑스와 중국 양국 모두는 이번 사태가 가져올 악영향에 안심할 수만 없게 됐다.

사태가 크게 확산되자 급기야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상원의장을 특사로 보내 무마에 나섰다. 까르푸도 베이징올림픽 지지를 공식 선언하며 소문에 대한 적극 해명에 나서는 등 서둘러 사태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아직도 성난 중국인들의 애국주의는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중국이 티베트 독립문제를 다루는 일관된 태도는 채찍과 당근이라는 강온양책이 주를 이룬다.

우선 국제사회를 향해서는 티베트 사태를 해석하는 서방의 시각이 중국에 대한 이해부족과 이에 따른 편견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세계무대에서 급성장하는 중국에 대한 견제 의도가 깔려있다고 분석한다.

그리고 국내적으로는 다양한 국영매체를 동원해 강력한 선전전을 펼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국영일간지인 인민일보는 달라이라마와 그 세력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국영방송인 CCTV는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티베트의 인물, 역사, 종교, 문화, 예술, 학술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티베트 재조명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또 국내외적으로 ‘티베트 문제는 내정’이라는 원칙론적 강경론을 고수하면서 국제사회의 강한 압력과 요청으로 달라이라마와 대화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유혈시위 이후 처음으로 중국정부 대표단과 달라이라마 특사가 만나 협상을 벌였다.

이 같은 유화제스처는 혹시 올림픽 성공에 걸림돌이 될 지도 모를 티베트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를 끌어내려는 의도가 크다는 분석이다.

티베트 문제가 올림픽 성공 개최에 대한 악재라면 무려 59년만에 맞고 있는 양안관계 해빙무드는 호재중의 호재.

양안간 교류와 화해의 물꼬는 보아오포럼에서 후진타오 주석와 샤오완창(萧万长) 대만 부통령 당선자가 역사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먼저 터졌다. 지난 1949년 이후 최고위급 만남이라는 데 의미가 컸다.

   
 
지난달 롄쟌 대만 국민당 명예주석(왼쪽)과 후진타오 주석이 베이징에서 역사적으로 만났다. 중국의 공산당과 국민당 주요 지도자가 60년만에 가진 첫 공식회담이었다.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롄쟌(连战) 대만 국민당 명예주석이 베이징을 방문해 후진타오 주석을 만났다. 중국의 공산당과 국민당 주요 지도자가 60년만에 가진 첫 공식회담이었다. 특히 중국은 롄쟌 주석이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이 같은 양안관계 회복은 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여기에다 6일부터 13일까지 이뤄지는 후진타오 주석의 방일도 중국으로서는 더할 수 없는 호재.

올림픽을 3개월 앞둔 시점에 이뤄지는 국빈방문인 만큼 일본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내고 민감한 현안인 티베트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시켜 국제사회에서 일본을 동반자로 인식시킬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이를 위해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의 개막식 참석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후 주석은 방일을 앞둔 4일 일본언론사 중국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중일관계의 중요성과 올림픽, 티베트 등 민감한 현실문제에 대해 일본의 이해를 구하는 입장을 확고히 밝혔다.

또 지난달 25일에는 원쟈바오(温家宝) 총리가 중국과 유럽연합(EU)간 고위급 경제대화 참석차 방중한 마누엘 바로수 EU집행위원장을 만나 현안인 올림픽, 티베트 등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최근 중국의 이 같은 외교활동 행보들은 모두 베이징올림픽 성공을 위해 국제무대에서 문제의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베이징=이건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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