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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수익성 하락·건전성 악화·인건비 부담 '三重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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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5-0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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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쟁 업종 거센 도전과 노조 반발로 위기 타개 난항

은행권이 수익성 하락과 건전성 악화, 인건비 부담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예대마진 위주의 수익 구조에서 탈피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강도높은 구조조정 및 실적 개선으로 위기 탈출을 노리고 있지만 증권·보험 등 경쟁 업종의 강력한 도전과 노조의 반발로 갈수록 어려운 처지로 몰리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18개 국내 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3조33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조 4764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은행권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올 1분기 2.38%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A)은 0.89%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11%포인트 떨어졌고 본질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구조적 이익률도 1.3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은행들은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강세를 보여왔던 신탁 시장은 증권사에 이어 보험사까지 진입하면서 삼각 구도로 재편돼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 신한 우리 기업은행 등 4대 은행의 신탁상품 판매 잔고는 44조원 수준으로 아직까지는 증권사(10조원 가량)와 보험사(1000억원)를 압도하고 있지만 지난 3월 보험설계사의 신탁상품 가입 권유가 허용되는 등 규제가 대폭 완화돼 후발 주자들의 추격이 예상된다.

블루오션으로 여겨졌던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보험사들의 높은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은 오는 2010년 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표현되고 있지만 삼성생명 등 보험사가 이미 시장의 5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내년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금융사 간 인수합병(M&A)로 거대 투자은행(IB)들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돼 은행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하락과 함께 건전성도 크게 악화되면서 은행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3월 말 현재 국내 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은 0.78%로 지난해 말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무리한 대출 확대로 기업대출 부실채권비율은 0.8%에서 0.88%로, 가계대출의 경우 0.54%에서 0.58%로 각각 증가했다.

장현기 금감원 은행경영지도팀장은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됐다"며 "잠재적 부실 요인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구조조정과 직원들의 실적 개선도 주요 과제지만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산업노동조합은 올해 임금·단체협상의 주요 의제로 근무시간 단축과 노동강도 완화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노조 측은 창구 영업시간 단축은 요구하지 않기로 했지만 영업시간을 줄이지 않고 근무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추가 인력 투입이 불가피해 가뜩이나 인건비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은행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노조 측은 고객만족(CS) 제도 폐지와 실적 캠페인 횟수 제한도 요구하고 있어 실적 개선을 위한 은행들의 노력을 가로막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경영 다각화와 효율성 제고 등을 통해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인력 구조조정과 성과급제 도입 등으로 인건비 절감을 꾀하고 있다"며 "그러나 상황은 유리하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구조조정과 실적 문제에 대해서는 노조의 동의가 있어야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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