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 '인도 주의보'가 내렸다. 최근 인도증시가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국가 중 가장 큰 조정을 겪은 가운데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당국의 긴축정책으로 인도 대표기업들의 주가가치가 크게 하락했지만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인도 2대 철강기업인 스틸 어써리티(Steel Authority)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최근 9배로 낮아져 연초 대비 41%나 떨어졌다.
인도 3대 시멘트업체 그라심(Grasim) 역시 PER는 8.5배로 떨어졌다. 이는 연초에 비해 32% 하락한 것이다.
인도증시 전체의 PER는 연초에 비해 33%나 낮아졌다. 이는 2000년 이후 해외 투자자들이 처음으로 순매도로 돌아선 것이 주효한 것으로 평균 10~31%의 하락율을 기록한 브라질과 러시아, 중국 등 다른 브릭스 국가들에 비해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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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센섹스지수 추이 <출처: 야후파이낸스> |
전문가들은 최근 인도증시의 약세는 투자자들이 인도의 자원 생산이 다른 브릭스 국가들에 미치지 못하며 경제성장률이 중국에 비해 낮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ING그룹의 유리 렌즈먼 매니저는 "인도는 10억에 달하는 인구에 비해 자원 보유량이 많다고 볼 수 없다"면서 "인플레 전망과 정부의 긴축의지 역시 부담"이라고 말했다.
브릭수 국가 중 유일하게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해외 투자자들의 매수를 제한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들어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지난 1분기에만 해외 펀드매니저들이 인도시장에서 빼낸 자금만 30억3000만달러에 달한다.
벌라선라이프에셋매니지먼트의 마헤쉬 파틸 매니저는 "인도증시가 상승할 수 있는 실질적인 촉매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아시아머니매거진이 꼽은 최고 증권사 UBS의 전망은 더욱 우울하다. UBS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인도중앙은행(RBI)의 긴축 정책이 이어질 것이라며 인도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JF 에셋 매니지먼트의 제프 루이스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인도는 당분간 선호 지역에서 제외될 것"이라면서 "지금은 인도증시에 투자할 때가 아니다"라고 권고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인도증시의 최근 낙폭이 지나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인도증시 낙관론자들은 인도의 장기적인 경제전망을 감안하면 현재 시장에 퍼진 우려는 지나치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올해 순이익 전망을 고려할 때 인도의 대표 573개 기업의 PER는 10.9배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브릭스 국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특히 철강업종을 비롯해 시멘트 등 원자재업종의 PER가 8배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의 자회사 RCM의 마이클 콘스탄티노프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인도증시 전망은 여전히 밝다"면서 "인도증시 비중을 늘릴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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