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의 상징인 은마아파트를 비롯해 대치동 주요 노후 단지들이 잇따라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총 추정 사업비 10조원 규모의 대치동 재건축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목동과 여의도에 이어 향후 강남권 최대 정비사업 격전지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은마아파트와 이른바 ‘우선미’로 불리는 개포우성1·2차, 대치선경1·2차, 한보대치미도맨션1·2차를 중심으로 향후 시공권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은마아파트는 기존 3021가구를 최고 49층, 5893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지난 2월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한 데 이어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추진 중이다.
은마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현재 사업시행인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강남구청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며 “공사비 상승 등을 고려하면 사업 규모는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 최대한 빠르게 관리처분인가를 추진하고 내년 여름방학부터 이주를 시작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시공사 교체보다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자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덧붙였다.
은마아파트는 1990년대 후반 처음 재건축 논의가 시작된 이후 약 30년 만에 본격적인 사업 추진 단계에 진입했다. 업계에서는 은마 재건축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대치동 정비사업 시장 전체에 상징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치미도아파트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치미도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최근 설계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 결과 11개 업체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적격심사를 거쳐 오는 7월 18일 주민총회에서 설계사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1983년 준공된 대치미도아파트는 현재 2436가구에서 최고 49층, 3914가구 규모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대치선경아파트는 지난달 서울시 제7차 도시계획위원회 수권분과위원회에서 재건축 정비계획 결정안이 수정 가결됐다. 이에 따라 선경아파트는 최고 49층, 1571가구 규모 단지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대치우성1차와 대치쌍용2차는 통합 재건축을 통해 최고 49층, 1324가구 규모로 개발될 예정이다. 앞서 대치쌍용1차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뒤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며 단지명도 ‘래미안 르네아르 대치’로 확정했다.
업계에서는 대치동 주요 단지들의 예상 공사비를 합산하면 약 10조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은마아파트가 5조원 이상, 미도아파트가 2조5000억~3조원, 우성1차·쌍용2차 통합 재건축이 약 9000억원, 선경아파트가 약 1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미 수주를 마친 대치쌍용1차 공사비도 6892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대치동 주요 단지들이 잇따라 속도를 내면서 향후 시공권 경쟁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물산은 대치쌍용1차를 수주한 데 이어 대치동 주요 사업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대치동 주요 재건축 사업장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향후 시공사 선정 일정에 맞춰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역시 향후 사업 진행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대치동은 강남권에서도 학군 선호도와 주택 수요가 높은 지역”이라며 “목동과 여의도 수주전 이후 대치동 재건축 시장이 건설업계의 새 격전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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