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 충격을 안긴 미국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가 포착됐다.
미국의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주식시장에서 부동산 업종의 강한 상승이 예상되며 이는 부동산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에 육박하면서 에너지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지만 올들어 부동산 업종의 상승률이 2위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예상 밖의 결과라고 CNN머니가 최근 분석했다.
지난 4월 미국의 단독주택 착공은 1.7% 감소한 69만2000채에 그쳐 1991년1월 이후 17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미국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로 이어졌다.
미국 부동산 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리츠가 예상밖의 수익률을 올려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은 부동산 가격의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뉴욕의 전경. |
그러나 증시에서 투자자들의 입장은 예상 외로 낙관적이다. 펀드 평가기관 모닝스타에 따르면 올들어 부동산투자신탁(리츠, REITs)의 상승률은 7%에 달했다. 이는 13%를 기록한 에너지 펀드에 이어 두 번째 높은 수익률이다.
부동산 시장이 죽을 쑤는데 리츠가 뜨고 있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지난해 리츠의 낙폭이 15%에 달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저가 매수세와 함께 부동산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알파인 부동산 성장형 펀드의 로버트 개스덴 매니저는 "부동산을 비롯해서 미국 경제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바보 같은 짓일 것"이라면서 "그러나 지난해 낙폭은 지나치다"고 밝혔다.
개스덴 매니저는 "지금 리츠가 매력적인 이유는 연준의 금리인하로 채권 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이라면서 "현재 리츠의 수익률과 배당률은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개스덴은 자신의 보유한 포트폴리오의 배당률이 5.2%고 밝혔다. 이는 S&P500 기업 평균 2%는 물론 미국 10년물 채권 수익률인 3.9%보다 높은 것이다.
지역별로는 '세계 금융의 중심지' 뉴욕에 주목해야 하며 뉴욕 부동산이 그 명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CNN머니는 전했다.
아벤투스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조셉 베틀레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뉴욕 지역의 리츠는 과매도됐다"면서 "월가가 고용 침체를 겪고 있지만 결국 되살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아직 미국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쳤다고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알파 에쿼티 매니지먼트의 케빈 민스 이사는 "최근 리츠의 강세는 펀더멘털적인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이유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종목에 거품이 있다는 것은 부담"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민스 이사는 개별 리츠 중에서는 고급 호텔을 주로 보유한 다이아몬드 록 하스피탈리티(diamond rock hospitality)를 추천했다.
부동산 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경제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해외 리츠에 눈을 돌리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개스덴 매니저는 "캐나다 덴버 소재 리츠인 프로로지스와 같은 리츠에 주목하는 것도 현명하다"면서 "프로로지스는 아시아와 유럽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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