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국정혼란 제 탓···국민께 송구"

쇠고기 관련 주권적 조치 명문화 국회 한미 FTA 비준 용단 내려야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한미 쇠고기 위생검역조건 협상과 관련해 "정부가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앞으로 정부는 더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겠다"며 "국정 초기의 부족한 점은 모두 저의 탓이며 이번 일을 계기로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데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많은 국민들이 새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줄 알고 있다"며 "광우병 괴담이 확산되는데 대해 당혹했고 청계 광장에 어린 학생들까지 나와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이 대통령은 "국민 건강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는 방침은 확고하다"며 "추가 협의를 거쳐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수입을 즉각 중단하는 주권적 조치를 명문화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식품안전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세계 경제가 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지만 이럴 때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강화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여야를 떠나 민생과 국익을 위해 용단을 내려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경제의 70% 이상을 대외에 의존하고 있어 FTA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이라며 "후속조치를 위해 24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만큼 미국보다 앞서 비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년 세계 경제가 호황을 누리는 동안 우리 경제는 그 흐름을 터지 못해 경쟁국들은 턱 밑까지 쫓아왔고 선진국과의 격차는 벌어졌다"며 "바로 이 시점에 선진국으로 진입하지 못하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우리가 힘을 모으면 이 어려움을 어느 나라보다 먼저 극복할 수 있다"며 "선진 일류국가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모두 마음을 합쳐 앞으로 나아가자"고 역설했다.

이재호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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