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론이 가중되고 있는 베트남 경제에 무슨 일이 생긴걸까. 경기 과열론과 함께 베트남 증시가 올해만 53%나 급락하고 당분간 더 어려워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가 최근 분석했다.
이달 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베트남의 국가 신용등급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하고 경기 과열로 인해 거시경제 안정성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S&P는 "최근 몇 년간 과열된 투자활동으로 베트남 경제의 수용한도가 찼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증시 투자자들은 최근 말 그대로 '패닉'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증시 벤치마크인 VN지수는 지난 4년간 240%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부를 안겼지만 베트남 VN 지수는 올들어 반토막 난 상태다. 같은 기간 MSCI 이머징 마켓 지수는 1% 떨어졌다.
베트남 증시에는 지난해 5월부터 관망세, 하락세가 나타났지만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본격적인 매도를 시작한 것은 이보다 6개월이 지난 후였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1년간 VN지수 추이 <출처: 사이공증권> |
대내외적인 우려가 가중되면서 베트남 증시의 지난 4월 평균 거래량은 지난 1분기 평균 거래량인 5800만 달러보다 낮은 3400만 달러에 머물렀다.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큰 폭의 무역 적자 등이 증시를 더욱 끌어내릴 압력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지난 4월 물가상승률은 15년래 최고치인 21.4%를 기록했다. 이는 아시아에서 스리랑카의 25%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베트남의 경우 소비자 물가지수(CPI)의 43%를 음식가격으로 반영하기에 식품 가격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4월 무역적자는 110억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90%가 늘어났다. 단기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베트남 경제 발전 가능성을 낙관하고 있다.
인구 8700만의 베트남은 1993년 당시 58%였던 빈곤률을 2004년 20%로 감소시켰다.
베트남 정부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으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8.5~9.0%에서 7.0%로 낮출 수 있다고 밝혔고 전문가들은 향후 4년간 실질 경제성장률을 평균 8%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베트남은 쌀, 커피, 고무, 차 등 동남아시아의 주요 수출국으로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PXP 베트남 자산운용의 케빈 스노볼 이사는 올해 VN 지수가 600-650선에서 마감한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며 "안정성을 확보하고 증시 성숙도를 높이는 한 편 시장 변동성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오퍼튜니티 펀드 회사의 앤디 호 이사도 "증시가 중장기적으로 반등할 것이라며 펀더멘털이 여전히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정부정책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증시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 확대가 장기적으로 베트남 증시 발전을 위해 필요한 요소라고 권고한다. 호찌민 증권거래소와 하노이 증권거래소의 외국인 비중은 각각 25%와 15%로 집계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재 대부분의 상장사 주식을 최대 49%만 취득할 수 있고 은행주의 경우 30%로 제한을 받고 있다.
스노볼 이사는 "외인 투자 한도가 시장에 중대한 재료"라며 정부가 외인 투자한도를 확대해 투자자들이 증시에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