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사임 압박을 받고 있는 영국 고든 브라운 총리 |
취임 1년이 채 못 되는 브라운 총리가 집권 노동당의 지방선거와 보궐 선거에서 잇따라 참패하면서 당내 사임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일 지방선거에서 노동당은 24%의 득표율로 보수당(44%), 자유민주당(25%)에 밀려 제3당으로 전락했다. 22일 노동당의 아성인 체셔 선거구에서 치러진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노동당은 33.5%의 득표를 기록하는데 그쳐 야당 보수당(49.9%)에게 크게 패했다.
5월 유거브 여론조사에서 브라운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 지지율은 보수당보다 26% 뒤진 23%까지 하락했으며 이는 1930년대 이래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1997년 이후 10년 이상 지속된 “뉴레이버(신노동당) 시대가 막을 고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그레이엄 스트링어 의원이 차기 총선에서의 ‘재앙’을 막기 위한 새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브라운 총리의 사임을 노동당 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공개 촉구했다.
정부 각료 중 최소한 절반 이상이 사석에서 브라운 총리 체제로는 2010년 실시될 차기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절망감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보건장관, 교통장관, 노동ㆍ연금장관, 내무장관, 사업ㆍ기업ㆍ규제개혁부 장관, 공동체장관, 법무장관, 올림픽차관 등 상당수 각료가 사석에서 총리를 버릴 각오가 돼 있다고 시사했다.
언론들은 브라운 총리의 뒤를 이을 차기 노동당 당수이자 총리 후보 명단을 제시하기 시작했고 그 중 차기 노동당수 1순위로는 데이비드 밀리반드 외무장관이 꼽혔다.
브라운 총리의 ‘당을 위한 자진 퇴진’을 설득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등 당내 좌파세력의 반브라운 연합전선 구축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브라운 총리 진영은 노동당의 참패와 지지율 하락에 대해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 불안감 때문이라며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 노동당 지지자들을 되찾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당 10년 장기 집권의 피로감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대세는 보수당으로 기울고 있다. 정권 상실 위기감에 처한 노동당에서는 9월 전당대회가 열리기 전까지 계속 당수 교체론에 대한 논란이 뜨거울 전망이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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