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대출 재원을 충당키 위해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을 크게 늘리면서 CD 금리 상승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 격차에 따른 수익)을 챙기기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확대하면서 애꿎은 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업은행 등 5개 주요 시중은행의 CD 발행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78조6183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6139억원 급증했다.
이는 이들 은행의 총수신 증가액 6조9114억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1조4877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국민은행은 1조1288억원 급증했다.
기업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7250억원, 6106억원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전월 대비 3382억원 감소했지만 올 들어 전체 CD 발행 잔액은 2조5112억원 가량 증가했다.
시중은행들이 CD 발행을 늘린 것은 부족한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달 중소기업 대출이 1조8844억원 증가했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1조1084억원과 6802억원 늘어났다.
반면 제로금리에 가까운 요구불예금 잔액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시중은행들은 조달비용이 비싼 CD 등 시장성 수신을 늘려 대출 재원을 확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CD 발행이 늘면 CD 금리가 상승하게 돼 CD 금리를 기준금리로 하는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를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CD 발행을 늘리면서 최근 안정세를 보여왔던 CD 금리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며 "이럴 경우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주요 고객층인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CD 등 시장성 수신 증가는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도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달 중순 한국은행이 주최한 정례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시중은행장들은 "시장성 수신이 늘어날 경우 순이자마진(NIM)이 줄고 유동성 리스크가 높아지는 등의 문제점들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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