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승리, 美 232년만에 첫 흑인 대통령 후보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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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6-0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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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러리 부통령 후보 희망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미국 건국 232년 만에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양대 정당의 후보로서 대통령에 도전하는 역사적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3일(현지시간) 저녁 미네소타주 세인트 폴에서 가진 집회는 오바마의 민주당 승리 선언식과 더불어 오는 11월 본선 승리를 향한 사실상의 출정식이었다. 

   
 
<사진설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지난 1992년 10월18일 결혼식 사진>
이로써 11월 4일 펼쳐질 미국 대선은 민주당의 오바마와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간의 사상 첫 흑백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오후 9시쯤 오바마는 부인 미셸과 함께 손을 나란히 잡고 연단에 올랐다.

오바마가 모습을 드러내자 1만 8000석의 좌석을 가득 메운 지지자들은 ‘오바마’를 연호하고 피켓을 흔들며 열렬한 박수로 오바마 부부를 맞이했다.

오바마가 손을 들어 답례했지만 지지자들의 환호는 한동안 멈추지 않았다.

오바마는 “땡큐”를 20여 번 외치며 청중들에게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결국 부인과 두 딸, 자원봉사자들, 선거캠프, 미네소타주 주민은 물론 자신을 길러준 외할머니의 이름을 거론하며 감사인사로 환호에 답했다.

오바마는 경선 승리 연설에서 “오늘 밤 나는 여러분 앞에서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임을 선언할 수 있다”며 “우리는 오늘 저녁 경선이라는 역사적인 긴 여행의 끝과, 새롭고 보다 나은 미국을 가져올 또 다른 여정의 시작을 동시에 의미한다”고 말해 11월 본선 준비 체제에 본격 나설 것임을 밝혔다. 
   
 
<사진설명: 오바마가 9살때 어머니인 앤 던햄 여사와 인도네시아인인 아버지 롤로 소에토로와 동생 마야 소에토로와 찍은 가족 사진>


CNN은 사우스다코타 경선이 끝나고 오바마가 선출직 대의원 1753명과 당연직인 슈퍼 대의원 366명 등 총 2119명의 대의원을 확보하여 ‘매직넘버(민주당 대통령후보가 되기 위해 필요한 대의원수 2118명)’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오바마는 이 날 마지막 프라이머리였던 몬태나주와 사우스다코타주에서 선전한 것은 물론 30명 가까운 ‘슈퍼대의원’들로부터 지지선언을 이끌어내며 매직넘버를 넘긴 것에 자신감을 얻은 듯 당당하게 자신이 민주당의 대선후보임을 선언했다.

뿐만 아니라 오바마는 연설에서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꿈을 접게 되었지만 막판까지 자신과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하는 등 ‘힐러리 끌어안기’에 나서며 민주당 단합을 통한 11월 본선 승리를 다짐했다.

오바마는 "힐러리는 이번 선거운동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면서 그녀를 "지금까지 다른 여성들이 하지 못한 일을 했을 뿐만 아니라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준 지도자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사진설명: 1979년 외조부, 외조모와 하와이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참석한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
그는 또 “그녀가 있기에 우리 당과 우리나라는 더 살기 좋아질 것”이라면서 17개월에 걸친 경선기간에 상호 이견이 있었지만 “나는 그녀와 경쟁하는 영광을 가졌기 때문에 더 좋은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힐러리의 패배시인과 부통령 후보 지명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힐러리는 지역구인 뉴욕에서 5개월간의 지역별 경선을 마무리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며, 이 날 뉴욕 출신 의원들과의 대화에서 11월 본선에 오바마의 러닝메이트로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저녁 연설에서 힐러리는 ‘대선 승리를 위해 어떤 역할이든 맡겠다’며 부통령 후보로 11월 대선에 나서길 희망하는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오바마는 곧 힐러리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고 4일 워싱턴 유대인회의에 힐러리와 함께 참석할 예정이어서 양자 회동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설명: 2004년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가족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이 날 집회에는 남녀노소가 나란히 참석, 세대와 성별에서 조화를 이룬 것은 물론 흑인, 백인뿐만 아니라 동양인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장기간 계속된 경선 후유증으로 인한 당분열을 우려한 듯 '화합을 위한 민주 당원들', '이제는 화합해야 할 때', '민주당이여 단결하라' 등의 피켓이 다수 등장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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