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달러 폭등...140달러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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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6-0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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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의 150달러 진입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전세계에 상품시장발 인플레 '대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7월물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10.75달러(8.4%) 급등한 138.54달러로 마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종가기준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장중 배럴당 139.12달러까지 오르면서 140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최근 1년간 유가 추이 <출처: bigcharts>
쇼크리포트의 스티븐 쇼크 에디터는 "현재 원유시장은 완벽한 강세"라면서 "병적인 모습으로 패닉 현상을 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유가 급등이 미국 고용지표 악화에 따른 달러 가치 하락과 투자은행의 불안한 전망,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우려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으며 실업률은 4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고용시장이 악화됐다는 소식에 달러 가치는 유로에 대해 이날 하루에만 1% 이상 빠졌다.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1개월 안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봐 상품시장에 불안감을 확산시켰다.

모건스탠리의 올레 슬로러 애널리스트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내달 4일까지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인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는 사실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고 풀이했다.

샤울 모파즈 이스라엘 부총리는 이날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지속할 경우 공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 역시 유엔 주재 이란대표부를 통해 모파즈 부총리의 발언을 강력히 비난했다. 이란대표부는 7일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스라엘 정부가 안보리의 무관심으로 인해 점점 대담해지고 있다면서 유엔의 기본원칙을 명백하게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유가의 수요가 감소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출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고유가로 글로벌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나카 노부오 IEA 사무총장은 6일 일본 아오모리현에서 열리는 선진8개국(G8) 에너지 장관 회담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유가의 고공행진으로 원유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면서 "추가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부오 총장은 또 "중국과 인도로부터의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지만 수요 전망은 추가로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IEA는 미국을 비롯해 유럽 등 선진국의 수요가 줄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최근 2개월 동안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을 내려잡았다.

IEA는 지난달 13일 일일 수요 전망을 종전에 비해 23만배럴 줄어든 100만배럴로 제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 증가한 것이다. 

한편 에너지 위기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5개국 에너지각료회의 참가국들은이 최근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유가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철폐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7일 일본 아오모리(靑森)현 아오모리시에서 열린 5개국 에너지 각료회의에 참석중인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인도 등 5개국은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재래식 에너지에 대한 가격보조금의 단계적으로 철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에 뜻을 모았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보조금은 특정 수혜자들에게 더욱 초점을 맞춘 정책으로 대체돼야 한다고 밝히고 원유가격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중국을 비롯해 인도와 중동 지역에서 지급된 유가보조금이 모두 55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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