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 검역이 8개월 만에 개재될 예정이다.
2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통상장관급 쇠고기 추가 협상에서 양국이 '30개월 이상 수입금지' 등에 합의함에 따라 새로운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이 이르면 주내 중반 농식품부 장관 고시를 통해 발효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3면>
정부는 23일 중앙 청사에서 한승수 총리 주재 관계부처장관회의을 열고 추가 협상 결과를 부칙에 반영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 수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수정안은 수입위생조건 부칙 7~9조에 '품질체계평가(QSA) 프로그램에 따라 30개월 미만 인증 없는 수입 물량은 반송 한다', '머리뼈, 뇌, 눈, 척수 등이 발견되면 해당 물량을 반송한다', '현지 작업장 점검 시 한국 정부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작업장을 특정하여 점검할 수 있다. 2회 이상 식품안전 위해가 발생하면 한국 정부가 수출작업 중단을 미국 측에 요구할 수 있고, 우리 측의 요구대로 미국은 수출작업 중단을 즉각 시행해야한다' 등의 추가 합의 내용이 덧붙여진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정부는 고시하기 전 국민들의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지만, 김 본부장이나 정운천 농식품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이 모두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측 여론을 추가로 수용해 고시를 더 늦출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23일 고시 수정안이 확정되는 대로 정운천 농식품부장관은 같은 날 고시 수정안 내용과 관련 검역 보완 대책 등을 발표하고 행정안전부에 고시 게재를 의뢰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행안부가 의뢰일로부터 고시를 실제 관보에 싣기까지 이틀 정도가 걸리는 만큼, 이르면 주내 중반 새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이 발효될 수 있다.
새 수입조건이 공포되면 등뼈 발견으로 지난해 10월 5일자로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 검역이 약 8개월여만에 재개된다.
우선 작년 10월 이후 수도권 검역창고와 부산항 컨테이너야적장(CY) 등에 발이 묶여 있는 5천300t의 대기 물량부터 검역 절차를 밟게 된다. 검역 신청-검역관 검사-합격증 발급-관세 납부 등의 절차를 거치는데 보통 3~4일이 소요되는 만큼 검역을 통과한 미국산 쇠고기는 이르면 이달 말 부터 시중에 유통될 전망이다.
새 수입조건에 따라 미국 작업장에서 한국행 쇠고기를 본격 생산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업계와 정부가 품질체계평가(QSA)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적용하는데 2~3주 정도는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예상대로라면 2003년 12월 이후 수입이 중단됐다가 이번에 허용된 LA갈비 등이 배편으로 대량 수입돼 시중에 풀리는 것은 다음 달 중, 하순께나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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