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정점대비 배럴당 30달러 가량이나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원유발 무역수지 충격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원유시장의 가격결정 구조가 산유국에 유리한 쪽으로 달라지면서 원유 도입단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해 올해들어 이달까지 무역적자 누계가 1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지식경제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8월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액은 217억4천900만 달러이나 수입액은 278억600만 달러로 20일간 적자규모가 무려 60억5천700만 달러에 달하고 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확정 무역적자 누계액이 83억4천900만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20일까지의 무역적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수출이 월말에 집중되는 점을 감안해도 8월에도 7월(19억3천600만 달러 적자)에 버금가는 적자가 불가피하고 이렇게 되면 올해들어 무역적자 누계는 100억 달러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1년만에 연간 무역적자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그 주원인인 국제유가가 하락추세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대규모 적자가 지속되는 이유는 바뀐 원유시장의 가격구조 때문이다.
이전에는 국내 정유사들의 원유 도입단가가 통상 3주일 가량 전의 가격수준에서 결정됐으나 최근 들어서는 이 기간이 이보다 더 길어져 2개월 안팎이 됐다는 게 정부 당국의 설명이다.
초고유가로 원유시장이 철저히 '공급자 시장'(Seller's market)이 되면서 산유국의 요구를 반영하는 쪽으로 시장이 움직인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달 4일 배럴당 140.70달러까지 치솟았던 두바이유 가격이 이번 주에는 한 때 배럴당 110달러 아래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이 기간 나타난 유가하락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유가하락으로 8월 도입단가가 배럴당 117∼120달러 선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무역적자가 줄지 않아 업계와 함께 원인을 분석한 결과 가격구조 변경으로 여전히 배럴당 133∼135달러 선에서 도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지금까지 적자규모가 크지만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월말에 수출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적자규모는 지난달과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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