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5년간 21조3000억원 감세 효과

한승수 국무총리와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정정길(왼쪽) 대통령실장이 1일 오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9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08 세제개편안 …일자리 창출∙신성장동력 확충에 초점

향후 5년간 법인세, 소득세, 상속∙증여세, 양도세 등의 경감으로 세금이 총 21조3000억원 덜 걷힌다.

정부가 마련한 올 세제개편안의 기본뱡향은 일자리 창출과 신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낮은 세율, 정상 과세체계 확립으로 요약된다.

특히, 중산∙저소득층 민생안정 및 소비기반 확충을 지원하고, 투자촉진을 위한 낮은세율 구조로 전환하려는 정부방침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1일 기획재정부가 한나라당과의 고위당정회의를 거쳐 확정한 올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우선 종합소득세율을 구간별로 2%P 인하키로 한 것은 중산∙저소득층에 유리한 세율체계로 바꿔 나가는 단적인 예다.

종합소득세율을 과표구간에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2%P 인하하면, 과표구간 1200만원 이하의 최저세율은 25%(8→6%) 인하효과가 있는 반면, 최고세율(8800만원 초과)은 5.7%(35→33%) 인하효과가 나타난다.

1인당 기본공제액 한도를 50만원으로 인상하고, 자녀 교육비(200만원→300만원/연), 부양가족 의료비(500만원→700만원)으로 특별공제한도액을 확대한 것도 중산∙서민층의 세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게 주목적이다.

실제로 연간소득 4000만원(4인 기준) 가구의 경우 이번 소득세 개편으로 내년에 약 35만원, 2010년에 53만원의 감세효과가 있을 것으로 재정부는 예측했다.

법인세율을 인화하고 낮은 세율 적용 과표를 1억원에서 2억원으로 확대한 것은 중소기업들에게 큰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과표 인하로 2010년부터는 전체 법인의 90.4%가 10%의 법인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과표 2억원 이상의 높은 세율을 25%에서 20%로 낮추기로 한 것은 국가간의 조세경쟁하에서 외자유치를 지원하고, 기업의 투자활성화 및 경쟁력 제고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성장의 선순환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0년부터 경제적 동일성이 인정되는 모∙자회사에 대해 연결납세제도를 도입키로 한 것은 세부담의 수평적 형평성을 제고함으로써 사업부제나 분사화 등 기업의 조직재편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기업의 세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연결납세제를 도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재정부 관계자는 “연결납세제 적용 대상은 모회사와 완전지배관계(지분율 100%)에 있는 경우만 해당되기 때문에 20∼30%의 낮은 지분과 순환출자 구조로 얽혀있는 대기업집단은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이를 일축했다.

양도세의 고가주택 기준금액을 현행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 조정함에 따라 고가주택 비율이 현재 4%(29만호)에서 1.5%(11만호)로 줄어들면서, 1가구 1주택의 실수요자들은 지난 ‘99년 이후의 주택가치상승률(58.8%) 만큼 세부담을 경감할 수 있게 됐다.

정부의 이번 세제개편에 따른 2012년까지의 세수감소액은 총 21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세목별로는 법인세가 9조8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소득세 5조8000억원, 상속∙증여세 9000억원, 관세 8000억원, 개별소비세 6000억원, 기타 3조4000억원 등의 감세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연도별로는 오는 2010년 총 9조8000억원이 줄어 세수감소폭이 가장 높고, 내년(‘09)에는 6조2000억원, ‘11년 3조3000억원, 올해 1조9000억원, 그리고 2012년에 1000억원 순이다.

한편, 대한상의는 이번 세제개편안과 관련 경제 현안과제인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 의지를 의욕적으로 보여주는 폭넓은 개선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일단환영의사를 밝혔다.

특히 법인세율의 인하 및 과표구간 조정, 상속세제의 현실화,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R&D 지원 확대 등은 투자 분위기 조성과 기업활력 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박재붕 기자 pj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