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주요 정책당국자들이 미국과는 다른 경기부양책을 사용한다는 것에 합의했다. 유럽연합(EU)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 니스에서 이틀간 가진 회동을 통해 미국과 같은 1000억달러 규모의 감세를 실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경기를 부양하지는 않기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또 금융기관 구제를 위해 대규모의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조치 역시 취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미국 정부가 패니매와 프레디맥 등 양대 국책모기지업체 구제를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고 미국 4위 증권사 리먼브라더스가 파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EU 정책당국자들의 이같은 합의는 주목을 끌고 있다.
![]() |
||
사진: 유럽 주요 정책당국자들은 미국의 경기부양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사진은 유럽중앙은행 전경. |
EU 재무장관-중앙은행장 연석회의를 통해 당국자들은 대신 유럽투자은행(EIB)를 통해 역내 중소기업에 3년 기한으로 모두 300억유로(약 48조원)을 지원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는 평상지 지원 금액의 2배에 해당하는 것이다.
장-끌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회동에 참석한 자리에서 ECB의 통화정책은 계속해서 인플레 억제에 맞춰질 것임을 밝혔다.
당초 전문가들은 EU 집행위원회가 유로권의 올해 성장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3%로 하향 조정한 뒤 이번 회의가 열렸다는 점에 주목하고 예상보다 큰 경기부양안이 마련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EU 집행위는 영국을 비롯해 독일과 스페인 등 유로권 주요 국가 경제가 '기술적 침체'에 빠졌다는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