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펀드고객 이탈 막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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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9-15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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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급락으로 환매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은행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일선 영업점에서는 펀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사과 이메일을 발송하는 한편 단기 투자 전략을 제시하는 등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달 들어 펀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펀드 수익률 하락을 사과하는 이메일을 발송하는 등 고객들의 환매를 막는데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메일을 통해 "시장 상황이 당초 예상과 달리 전개되면서 좋지 못한 투자 결과를 가져왔다"며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사과했다.

우리은행도 "미국 신용경색 우려가 가시지 않는 등 단기간 내에 투자 환경이 개선되지는 않겠지만 펀드는 인내를 요하는 상품"이라며 성난 고객들을 다독이는 메일을 발송했다.

올 들어 주식형 펀드의 손실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연초 이후 681개 국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23.04%를 기록 중이며 지난 11개월 간 주식형 펀드에 투자한 고객들의 손실은 43조원을 웃돌고 있다.

특히 중국 펀드 등 해외 주식형 펀드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올 들어 판매된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31.38%를 기록 중이며 이 가운데 중국 펀드는 평균 -37%까지 급락했다.

지난 11개월 동안 해외 주식형 펀드는 21조8000억원의 손실이 기록했으며 중국 펀드에서만 13조원의 투자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국내 펀드 투자자들 사이에서 환매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해외 주식형 펀드 설정 잔액은 지난 6월 말 감소세로 돌아선 후 2개월 간 무려 1조7098억원이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중국 펀드의 설정 잔액은 4149억원 급감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10월이 펀드 대량 환매의 1차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들어 펀드 수익률이 날개 없는 추락을 계속하고 있는 만큼 펀드 자금 유입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10월로부터 1년이 지난 오는 10월 투자자들의 환매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은행들은 고객들의 펀드 가입액을 자사 상품에 묶어두기 위한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신한은행은 "어려운 시기가 지나갈 때까지 머니마켓펀드(MMF)나 특정금전신탁, 회전정기예금 등 단기 상품으로 자산을 옮겨놓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며 자사 상품으로 갈아탈 것을 주문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국내외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어 투자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장기투자와 분산투자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매를 막고 투자금을 묶어두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이메일을 통해 "자금을 단기적으로 MMF나 정기예금 등으로 옮겨놓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환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분할 매도를 하는 것이 위험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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