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중기대출 확대 추진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에서는 여전히 자산건전성을 고수하는 분위기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들어 지난 23일까지 중소기업 대출을 452억원 줄여 대출 잔액이 지난 7월 말 수준으로 돌아갔다.
신한은행은 올해 들어 7개월간은 매달 평균 8천억원 이상, 모두 5조8천억원 가까이 확대했으나 지난 8월에는 속도를 늦춰 792억원 늘리는데 머물더니 이달 들어서는 아예 감소세다.
신한은행은 적정한 자산 성장을 통해 운용 효율성을 높여 금융기관의 공공 기능을 수행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들은 휴가철이던 8월에 비해서는 지원 규모를 늘렸지만 상반기와는 확연히 다른 태도다.
국민은행은 9월 들어 중소기업 대출이 2495억원 순증했고 기업은행은 5034억원,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6120억원, 6332억원 각각 늘었다.
이는 8월 한달간 국민은행은 1886억원, 기업은행 3658억원,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3000억원선으로 모두 1조2577억원 늘어난 것에 비해서는 많지만 상반기에 이들 5개 은행에서 중소기업 대출이 월 평균 3조8000억원씩 불었던데 비해서는 상당히 쪼그라 든 것이다.
기업은행 현병택 부행장은 "시중 은행들이 연말에 대비해 지금부터 사후관리에 신경쓰고 있어서 신용도가 좋지 않은 기업에는 대출을 해주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존 거래하던 은행에서 대출을 연장해주지 않아 다른 은행을 찾는 중소기업들이 있으나 도와주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나마 대출을 많이 늘린 하나은행도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는 상황은 아니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한창 좋을 때는 앞다퉈 지원하고 정작 어려울 때는 바로 우산을 빼앗고 있다"면서 "앞으로 신용경색이 심화되고 실물 경제가 나빠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금융 지원까지 위축되면 중소기업들이 힘든 시기를 겪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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