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청이 중국산 분유에서 검출된 멜라민의 늑장 대처에 대해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홍콩, 일본 등 다른 나라는 중국에서 일이 터지자마자 멜라민 검출 가능성이 있는 제품에 대해 전면 수입중단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국내 식약청은 사건이 발생한지 5일이나 지나서야 대책마련에 나서기 시작했던 것.
멜라민 분유사건 최초 발생일은 9월 12일.
식약청은 17일에서야 각 지방청과 수입식품검사소, 검역소에 ‘수입식품 등 무작위 표본 검사 강화 지시’ 공문을 보냈다.
25일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면서 “식약청은 16일 대만의 음료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는 소식을 입수한 후 뒤늦게 조치해 나선 것”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특히 식약청은 중국산 유제품이 들어가 조사 중인 제품과 제조사 명단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원 의원은 “정보 공개까지 하지 않은 것은 국민의 안전보다는 매도당할지도 모른다는 식품 업체를 우선으로 한 처사”라며 “검사 대상을 계속 바꾸는 것도 일관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식약청은 처음 멜라닌 검사대상을 분유가 10%이상 포함된 중국산 과자류, 빵류, 초콜릿 류로 한정했다. 검사시기도 11월 30일까지 지정했다. 그러나 2차례 공문을 통해 검사 대상이 계속 바뀌었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 소속 이애주 한나라당 의원은 “식약청이 해당 식품에 대해 압류, 회수 에 즉각 나서고 있다고 하지만 100% 회수된다는 보장도 없는 상태”라며 “이미 팔려서 소비된 제품이 있기 때문에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24일 식약청은 중국산 분유나 우유 또는 유당, 유단백 등이 함유된 제품 428개 중에서 1차로 160건을 검사했다. 추가로 계속해서 검사를 한다는 계획이다.
식약청은 1차 발표에서 전 제품에 멜라민이 나오지 않았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이날 저녁때 해태제과와 제이앤제이인터내셔널 두 제조사의 제품에서 검출됐다고 발표해 혼란을 주었다.
이에 대해 식약청 식품관리과 한권우 사무관은 “같은 제품이라 할지라도 제조일자에 따라 검출 결과가 다르게 나온 것”이라며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식약청은 멜라민관련 늑장 대처와 식품업계를 감싸는 듯한 태도로 인해 비난의 여론이 당분간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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