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개발 호재로 상승세를 유지해온 서울 서남부권 부동산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강서ㆍ관악ㆍ금천구 등지의 서울 서남부 일대는 저평가 지역이라는 인식 속에 투자수요가 활발했지만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와 경기 악화로 거래가 급격히 위축되다 결국 하락세에 합류했다.
이 지역 중개업자들은 매도ㆍ매수자간 호가차이가 큰 것도 거래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고 있다. 수요가 크게 줄었는데도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매도자들이 좀처럼 가격을 낮추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14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서울 서남부 일대 아파트 값은 일주일새 강서구가 0.07% 내린 데 이어 관악구와 금천구도 각각 0.38%, 0.10%씩 가격을 낮췄다. 영등포구치소 이전과 뉴타운식 광역개발 계획 등의 호재로 가격 상승폭이 컸던 구로구(0%)도 최근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이들 지역은 여름 비수기에도 비교적 활기를 띠었지만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금융위기로 대출이자가 치솟자 매수세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관악구는 봉천동과 신림동 일대의 노후단지를 중심으로 매물가격이 서서히 빠지고 있다. 한때 난곡 경전철, 신림뉴타운 등 대형호재로 매물을 구하기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수요가 크게 줄어 물량이 여유로운 편이다. 신림동 신림푸르지오 112㎡의 경우 지난달 이후 1000만원 가량 하락해 시세가 5억~6억원선이다.
사정은 서울의 대표적인 저평가 지역으로 꼽혀온 금천구도 마찬가지다. 금천구는 육군도하부대 이전과 시흥뉴타운 호재로 연초 대비 매매가 변동률이 8.89%에 달했던 지역으로 지난 5월에는 처음으로 3.3㎡당 평균 매매가가 1000만원을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매수세가 한 풀 꺾이면서 맥을 못 추고 있다. 독산동 한신 115㎡는 3억5000만~3억8000만원선으로 1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정부가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추가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당분간 매수세는 형성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이 지역 중개업자들의 전망이다.
지하철 9호선 수혜지역으로 인기가 높았던 강서구도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거래가 완전히 끊겼다. 수요가 많아 자취를 감췄던 소형 아파트도 거래침체가 지속되면서 속속 시장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