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주가 단기 안정…해외악재 해소가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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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0-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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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내 금융시장은 전날 정부가 발표한 고강도 금융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다소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환율은 하락하고 주가도 소폭 올라 투자자들이 패닉 상태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이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긍적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글로벌 실물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어 금융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시장의 안정 없이는 정부의 개입도 제한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 약발 먹혔다…변동성은 여전 = 전날 정부가 은행들의 대외채무에 대해 1000억 달러 한도로 지급보증에 나서고 300억 달러 규모의 외화 유동성도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내용의 금융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자 시장도 호응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9.00원 하락한 1315.00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코스피 지수는 26.96포인트 오른 1207.63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정부 대책이 시장에 일정 정도의 안정감을 실어줬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임동민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도 "단기적으로 시장 불안이 완화될 것"이라며 "환율과 주가가 안정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시장의 변동성은 여전히 컸다. 환율은 2거래일간 58.00원의 낙폭을 기록했으며 이날 장중에도 100원 범위 내에서 급등락을 반복했다.

주가도 소폭 오른 채 장을 마쳤지만 장중 한 때 1149선까지 폭락하면서 연중 저점을 경신하는 등 하루 종일 출렁거렸다. 이에 따라 이날 주가 상승이 정부의 대책 때문이라기 보다는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과 아시아 증시 급반등의 영향에 힘입은 바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안정은 일시적…해외시장이 변수 =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의 약발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데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근 금융시장 불안과 실물경제 침체 우려가 해외 쪽 요인에 기인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 마련된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장 수석연구원은 "오늘 증시가 등락을 거듭한 것은 시장에 아직 불안심리가 남아있기 때문"이라며 "금융시장의 널뛰기 양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루 아침에 급격히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10월 초와 같이 2~3주 연속 주가가 하락하는 등의 비관적인 시나리오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애널리스트는 "정부 대책으로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이 회복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정부가 펀더멘털 회복에 대한 의지를 보이면 증시는 상향 안정세를 보이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주가 상승은 일시적 현상에 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환율과 주가는 일단 진정되겠지만 금융시장 불안과 신용경색 위기가 상당 부분 글로벌 요인에서 비롯된 만큼 정부 대책이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금융시장의 불안이 진정되지 않으면 정부 대책도 단기적인 효과를 거두는 데 그칠 것"이라며 "해외 시장의 안정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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