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7일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고 은행채 매입 방안을 발표하자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은행권의 원화 유동성 부족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주택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대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변동형 주택대출 금리를 0.03%포인트 하락한 연 6.93~8.23%로 고시했다.
우리은행의 주택대출 금리도 7.03%~8.33%로 0.03%포인트 하락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0.14%포인트 떨어진 7.14~8.23%가 적용된다.
은행권 주택대출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CD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날 91일물 CD금리는 전 영업일 대비 0.14%포인트 하락한 6.04%로 거래를 마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환매조건부채권(RP) 대상에 은행채를 포함하면서 은행권 자금난 해소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CD금리가 함께 떨어졌다"며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은행채 금리도 하락세를 보였다. 3개월제 은행채 금리는 6.09%로 전 영업일보다 0.17%포인트 하락했으며 3년제 은행채 금리도 0.26%포인트 떨어진 7.53%를 기록했다.
은행채 금리는 고정금리형 주택대출 금리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만큼 조만간 고정형 주택대출 금리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CD 및 은행채 금리의 추가 하락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한은이 RP 방식으로 은행채를 매입하기로 했지만 은행권의 요구대로 원화유동성 비율을 완화하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도 "이날 CD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호가만 하락했다"며 "한은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이 여전히 불안해 은행채 매입 수요가 크게 늘어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폭이 파격적이었고 은행채 매입 방안도 시기적절했다"며 "원화유동성 비율 개선 등 추가 대책이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예상돼 시중금리는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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