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기 침체로 자동차 수요 둔화세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11억 인도인의 마음을 움직이며 차별화된 실적을 기록, 성공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996년 5월 인도법인을 설립한 이후 그 해 12월 타밀나두주 첸나이시 인근에 제 1공장을 착공하며 인도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 후 17개월 만에 현지 전략차종인 상트로(국내명 아토즈) 양산에 돌입, 1998년 9월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 10년 동안 인도 부동의 자동차 수출 1위, 인도 내수판매 2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월 30만대 규모의 제2공장을 준공해 기존의 30만대 규모 제 1공장과 함께 총 60만대의 생산체제를 갖추게 돼 인도 최대 자동차 회사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특히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해 10월 출시해 2008년 인도 언론으로부터 '올해의 차'로 선정된 소형차 'i10'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에 36만1000대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47.2% 급증한 것으로, 경기침체와 금리상승으로 인도 자동차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다.
현대차가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545억원, 104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5%, 70.7%씩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2648억원으로 1년 전보다 37.8% 감소했다.
장기간의 파업사태로 인한 공장 가동율이 줄어든 탓이다.
다만, 해외공장 판매는 인도를 비롯한 신흥시장의 수요 증가로 1년 전보다 25.8% 늘어난 85만2292대를 기록, 글로벌 판매 실적은 207만2816대로 9.2% 증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 두자릿수 글로벌 판매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현대차밖에 없다"며 "현대차 인도법인은 올해안에 누적 수출 70만대, 총 누적판매 200만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화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의 3분기 실적 부진은 시장이 예상했던 부분"이라며 "파업 종료에 따른 생산 정상화와 환율 상승에 의한 실적 회복 가능성을 감안할 때 올해 4분기와 2009년 예상 이익은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상훈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도 "글로벌 자동차 수요 감소에도 현대차는 소형차부문의 가격경쟁력을 토대로 글로벌 점유율이 상승 추세"라며 "현대차의 4분기 실적은 대폭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국내에서 진출한 협력업체의 지원과 현지 밀착형 영업전략도 인도 차시장을 선도하는데 한 몫 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인도 제2공장을 본격 가동되면서 신차종 투입 및 기존 모델 생산물량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해 동반 진출한 부품 협력업체 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 2월까지 현대차와 인도에 동반 진출한 협력업체는 16개사였으나 한일튜브, 샤다세종 등 27개사가 새로 생산시설을 갖추면서 전체 업체 수는 43개사로 증가했다.
또 인도 현지에서 현대차를 판매하는 딜러수는 300여 개가 넘고, 차량 서비스를 위한 정비망도 600여 곳에 이른다.
2006년 초에는 현대모터인디아재단을 설립해 의료와 교육시설 및 장학사업, 교통안전 캠페인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인도 국민기업으로 정착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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