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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미국은 변화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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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1-0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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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44대 대통령 당선

2008년 미국은 변화를 택했다. 전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킨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가 미국의 44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22개월간 진행된 미국 대선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CNN방송을 비롯해 주요 언론들은 한국시간으로 5일 오후 1시를 전후해 일제히 오바마 당선 소식을 전했다.

이로써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는 정계에 입문한 지 10여년만에 초선 상원의원으로서 대통령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한 것은 물론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사진: 5일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흑인 지지자들이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존 매케인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는 오바마 당선 소식이 전해지자 오바마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당선을 축하했다.

매케인 진영은 흑인 후보가 선거전 인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패배하는 '브래들리 효과'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았지만 결국 이변은 없었다.

이번 미국 대선은 변화를 열망하는 미국민들의 바람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8년 통치 기간 동안 9.11 테러와 이라크 전쟁 등을 겪으면서 미국인들의 피로감이 쌓인데다 투자은행 업계가 종말로 상징되는 신용위기 사태까지 터지면서 변화가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변화와 혁명으로 요약되는 오바마의 이미지가 미국인들의 가슴에 스며들면서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의 키는 47세의 오바마에게 넘겨지게 됐다. 

   
 
5일 오후 1시 현재 대선 상황. 파란색이 오바마 승리, 빨간색이 매케인 승리.

미합중국이 건국 232년만에 맞이한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는 이날 당선으로 앵글론 색슨계 백인 개신교자를 의미하는 와스프(WASP)가 주류사회를 형성하며 주도해온 미국 사회의 일대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50여년 전만해도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만연했던 미국 사회에서 유색인종 대통령이 탄생했다는 사실은 미국이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로 성숙했음을 반영하다는 평가도 대두되고 있다.

오바마의 당선으로 흑인은 물론 아시아계 등 소수인종들의 위상도 격상될 것으로 예상되며 사회적, 문화적으로 전세계의 흐름을 바꿀 분수령이 됐다는 분석이다.

2008년 미대선은 지난 2002년 변화를 갈구했던 한국의 대선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당시 정치에 무관심했던 20~30대 젊은 층의 압도적인 지지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것과 같이 오바마 역시 젊은 층의 절대적인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번 대선에는 인종, 성, 연령적 소수자로 구분됐던 흑인, 여성, 청년표가 대폭 늘어나면서 전체 등록유권자 역시 큰 폭 증가했다.

2008년 미대선 등록유권자는 1억8400만명. 이는 4년전 대선의 1억4300만명에 비해 무려 3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투표율 역시 60%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평균 1~2시간을 기다리며 3000만명에 가가운 유권자들이 조기투표에 참여한 것도 미국민들의 대선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워싱턴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18세에서 29세까지 젊은 유권자 중 70~80% 이상이 오바마를 선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케인을 지지한 연령대는 50대 이상에서 제일 많았고 연령대가 어릴 수록 오바마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미국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음을 반영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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