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북한 외무성 리 근 미국국장은 미 대선에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의 당선과 관련, 북한은 미국의 새 정부와 대화할 용의가 있고 이는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 국장은 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미 국무부의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와 저녁을 겸한 회동을 한 뒤 미 새정부와 대화할 용의가 있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새 정부가) 대화를 추구하면 대화를 할 것이고, 고립을 추구하면 그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리 국장은 "지금까지 여러 정책을 추구하는 행정부를 대상(상대)해왔고 그 어떤 행정부가 어떤 정책을 위하더라도 그에 준비돼 있다"고 말해 미국의 태도에 따라 대화에 나설 수도 있고, 그러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리 국장은 이날 낮 뉴욕의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에서 미 국무부 성 김 북핵특사와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한 뒤에도 오바마 당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국의 여러 행정부를 상대해왔고 우리와 대화하려는 행정부, 우리를 고립하고 억제하려는 행정부와도 상대했다"며 "우리는 어느 행정부가 나와도 그 행정부의 대조선 정책에 맞게 대응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었다.
리 국장은 이날 미국측과의 논의한 내용을 설명한 뒤 자리를 뜨면서 다른 질문에는 응하지 않다가 오바마 당선에 관한 질문이 몇차례 나오자 "이건 답을 해야될 것 같다"며 이런 입장을 밝혀 미국의 차기 행정부에 북한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리 국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은 NCAFP가 7일 주최하는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과의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는 오바마 진영의 프랭크 자누지 한반도정책팀장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미 대통령 당선인 진영과 북측이 서로의 의중을 탐색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리 국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문제를 묻는 질문에는 "그런건 다 개소리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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