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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도 제2의 오바마 탄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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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1-1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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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정권인수팀 사무실이 있는 시카고 중심가의 클루친스키 연방빌딩 앞 가로등 기둥에 축하 사인이 걸려있다.

미국에 흑인계 대통령이 탄생하면서 잔잔했던 유럽사회에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흑인 대통령 탄생이라는 역사가 현실화됨을 목격하면서 고질병처럼 안고있던 인종차별 철폐에 대한 문제가 유럽인들 사이에서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다고 인터네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최근 보도했다.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프랑스를 비롯한 영국, 독일, 이탈리아와 같은 유럽사회에서는 인종차별을 없애고 소수인종의 사회 진출 지원을 위한 운동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유럽내 많은 이민자들은 미국에서의 흑인 대통령 당선이 유럽에서도 실현될 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알제리 출신 나디아 아지에즈(31)씨는 "실제로 유럽에 거주하는 많은 이민자들에게 있어 오바마의 승리는 상징적인 의미의 '혁명'으로 불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랑스내에서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제2의 오바마가 나올 것인가에 대한 회의감이 여전히 크게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흑인들이 정치권에 진출할 때 하원까지만 진출이 가능하도록 제한을 두는 등 할당제 등을 통한 소수인종 우대 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05년 파리 교외에서 발생한 이민자 폭동 등의 소요사태를 목격한 모하마드 아미디 편집자는 "현재 프랑스에서의 인종문제는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본디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그러나 도미니크 모이시 프랑스 정치 분석가는 "이번 오바마의 승리는 미국의 유색인종들로 하여금 대통령을 선출했을 뿐 아니라 그들의 미국내 정체성을 찾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영국에서도 오바마의 승리소식에도 불구하고 인종차별철폐에 대한 회의론이 점점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인권위원회의 트레보 필립스 의장은 런던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치시스템이 이주민들의 차별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라며 "누군가가 이러한 제도를 폐지하는데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에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하면서 유럽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IHT는 전했다.

프랑스 신문 '르 주르날 뒤 디망슈'의 9일자 신문에는 '위 누 푸봉(Yes,we can의 불어식 표현)'이라는 이색적인 청원서가 게재돼 주목을 받고 있다.

알제리 출신의 재계 인사가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이 청원서에는 정부·기업에 인종적 다양성을 증진하는 정책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좌우파 정치인 뿐 아니라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부인인 카를라 부르니 여사도 이 청원에 서명하면서 프랑스내에서 관심을 촉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탈리아 의회에서는 유일한 흑인인 콩코 출신의 장 레오나르드 토우아디 의원은 "오바마의 당선은 유럽의 사회와 정치에 확실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며 "유럽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나올 것이라는 희망을 오바마가 안겨준 셈"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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