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3차 라디오연설 요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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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1-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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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3차 라디오연설 요약문

오늘은 제가 워싱턴에서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막 세계 20개 나라 정상들을 만나고 나오는 길입니다. 회의장엔 내내 무거운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EU 집행위원장인 바로소는 이 상황을 인류문명이 기록된 이후 최대위기라고까지 규정하였습니다. 호주의 러드 총리는 금융과 실물위기에 이어서 실업대란이 올 것이고 그에 이어서 정치적 혼란이 뒤따를 것임을 강력하게 경고했습니다.

저는 고심하고 또 고심해 마련한 우리의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특별히 금융위기를 빌미로 세계가 보호무역주의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힘주어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100% 동의가 이루어졌습니다.

또 신흥경제국에 외화유동성 공급을 확대하자는 주장은 선진국과 신흥국 양쪽 모두로부터 박수를 받았습니다.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를 통해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들을 함께 취해 나가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IMF 스트라스 칸 총재 등 각국 정상들이 감세조치와 재정지출을 온 세계가 동시에 함께 하게 되면 그 효과가 배가 된다고 했습니다.

다행히도 제가 주장한 이런 내용들은 합의 내용에 대부분 반영되었습니다. 선진국과 신흥국이 함께 모여서 이런 구체적인 합의를 이룬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번 회의에서 우리에게 매우 뜻 깊은 일이 있었습니다. 세계권력이 이동하고 있는 이 때, 한국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내용의 이행을 주관할 나라로 영국, 브라질과 함께 선정된 것입니다.

이번 워싱턴 회담을 통해서 제가 다시 확인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정상외교의 중요성입니다. 이 격동의 시대에 실용적이고 능동적인 외교와 적극적인 기여를 통해서 국제 사회에서 우리의 위상을 높여야 합니다.

숲에서 길이 잘 보이지 않을 때는 높은 곳을 찾아 시야를 넓게 가져야 합니다. 우리가 처한 어려움의 실체를 알려면 우리 안의 시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 밖에서 세계의 눈으로 우리 자신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이곳에 와서 여러 정상들과 의견을 나누어보니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참으로 비상한 각오로 모두가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우리라고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불이 났을 때는 하던 싸움도 멈추고 모두 함께 물을 퍼 날라야 합니다. 단합이냐, 분열이냐, 그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입니다.

이곳에 온 많은 정상들과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내년도 세계 경제에 대한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에 대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시각이 늘고 있습니다. 사력을 다해서 우리가 기대하는 목표를 이루는 것이 매우 중요한 때입니다.

다시 한 번 간곡하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은행은 마른 논에 물을 대듯 낮은 금리로 필요한 곳에 자금을 공급해 주시기 바랍니다. 노사는 모두를 위해 고통을 분담하는 지혜를 발휘해 주시고, 정치권은 경제 살리기를 위한 입법에 하나가 돼 주십시오. 언론도 국익을 사려 깊게 고려하고 국민의 힘을 모으는 데 앞장서 주시기 바랍니다.

결국은 뭐니 뭐니 해도 일자리입니다. 실물 경제를 살리려는 우리의 모든 노력도 결국은 일자리를 지키고 늘리는 데로 모아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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