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공용어 -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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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1-1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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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중심이라고 자처하는 미국이 이번 대통령 선거를 통해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외신에서는 흑인이 미국의 대통령에 당선되어서 그들이 겪는 문화적 충격이 상당히 크다고 보도한다.

그가 당선된 이유를 혹자는 경제적인 이유에서, 혹자는 미국의 건국이념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경제문제가 큰 영향을 주었겠지만 나의 경우에 ‘미국’하면 떠오르는 것이 미국의 건국이념인 ‘자유’와 미국을 상징하는 ‘자유의 여신상’이다.

미국인 또한 자신들의 상징으로 가장 사랑하는 것이 자유의 여신상이라고 한다. 자유를 원하는 사람들이 미국을 세웠기 때문이다. 아마도 미국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자유의 여신상은 전 세계 사람이 기억하는 미국의 영원한 상징으로 남을 것이다.

가끔 나는 미국을 상징하는 자유의 여신상에 얽힌 사연을 생각하게 된다.

그 이유는 내 지갑에 꽂혀 있는 아멕스카드 때문이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사는 지난 1983년부터 미국 전역에서 실시된 자유의 여신상 보수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자유의 여신상-엘리스 아일랜드 재단’을 만들어, 3개월 동안 아멕스카드가 한번 사용될 때마다 1센트를, 신규로 아멕스카드를 신청할 때마다 1불을 재단에 기증하였다.

또한 ‘자유의 여신상-엘리스 아일랜드 재단’에 백만 불 이상을 기부하였다.

그 결과 28%의 신규카드고객이 증가하였다. 더불어 아멕스카드는 카드전면에 자유의 여신상 그림을 사용하여 미국을 상징하는 신용카드사로 미국인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되었고 전 세계인이 애용하는 신용카드가 되었다.

위의 이야기는 ‘기업 이미지 구축 활동’을 전개하려는 글로벌기업들에게 매우 좋은 사례가 되었다. 왜냐하면 기업은 거액의 초기투자비용 없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역사적인 건축물의 이미지를 자사의 홍보용 이미지로 활용할 수 있었다.

게다가 소비자로부터 호의적인 문화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례를 우리나라에서도 만날 수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올림픽공원의 역도경기장을 1,200석 규모의 다목적 뮤지컬 전용극장으로 리모델링하는데 극장이름을 20년 동안 '우리금융아트홀'으로 사용하는 조건으로 30억 원을 지원하였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6년 금융권 최초로 사회공헌활동을 위한 전담부서를 만들었다. 이어서 국립극장 리노베이션 사업을 지원하여 'KB 청소년 하늘극장'을 개관하고, 국내 최초로 국공립 공연장에 민간기업의 이름을 붙여 화제를 모으기도 하였다.

문화예술을 통한 기업의 사회공헌은 기업의 좋은 이미지만을 구축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부정적인 기업이미지도 좋게 만들어 준다. 미국의 알트리아 그룹(Altria Group)은 밀러맥주와 필립모리스담배를 생산하는 기업이었다.

담배와 주류를 생산한다는 이유로 알트리아는 소비자로부터 인류 건강을 해치는 부정적인 평가를 피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1958년부터 시각예술분야와 500여 개 이상의 다양한 문화예술기관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였다. 또한 ‘창의적 정신을 후원하는 기업(Supporting the spirit of innovation)’이라는 슬로건도 내세우면서 50여 년간 2억 불 이상을 예술부문에 지원하였다.

결국 ‘사회공헌 우수 기업’으로 미국인에게 인식되어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면서 위기를 극복하였다.

위에서 보았듯이 기업의 전략적인 문화예술 지원활동은 단순한 지원에서 머무르지 않고, 오히려 사회로부터 더 많은 이익을 돌려받는다. 그 이유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유를 추구하고 그 자유를 기반으로 창조되는 예술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이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자유와 풍요를 지원하는 셈이 된다. 게다가 기업의 문화예술지원활동은 소비자에게 사회공헌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소비자로부터 사랑과 지지를 얻게 된다. 또한 예술은 사람의 이성보다는 감성에 호소하기 때문에 지역, 사상, 인종, 언어 등을 초월할 수 있어 세계 공용어로 사용된다.

기업이 예술을 지원하는 것은 세계인의 감성과 소통할 수 있는 국제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결국 예술은 지구상의 소비자에게 기업의 존재가치를 알리고 선택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광고이자 고부가가치의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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