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쟝 끌로드 트리셰 ECB 총재가 4일(현지시간) 정책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용위기 폭풍과 함께 유럽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금리인하 행진 역시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4일(현지시간)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3.25%에서 2.5%로 0.75%포인트 인하했다. 이날 금리인하폭은 10년래 가장 큰 것으로 전문가 전망치 0.5%포인트 역시 상회하는 것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역시 이날 기준금리를 3%에서 1%포인트 인하해 2%로 끌어 내렸다.
BOE는 지난달 1.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등 대공황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은 경기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스웨덴 중앙은행도 앞서 3.75%에서 2%로 1.75%포인트에 달하는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유럽 주요국이 이와 같은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신용위기의 실물경제 전이가 예상보다 급속히 그리고 깊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은 부동산가격이 지난 1992년 이후 최대폭 하락했고 소비자 심리는 4년래 최악의 상황으로 떨어졌다.
신용위기에 따른 실물경제 악화를 타개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금리인하 정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은 물론 정책당국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당국의 위기감은 경기전망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내년 1993년 이후 첫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고 쟝 끌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내다봤다.
트리셰 총재는 이날 정책회의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내년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0.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개월 전에 비해 크게 악화된 것이다. ECB는 지난 9월 내년 유로존 경제성장률을 1.2%로 제시한 바 있다. ECB가 유로존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제시한 것은 15년래 처음있는 일이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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