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쾌재를 부르면서도 표정관리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서울시의 용도변경 허용 방침으로 서울 서초동 롯데칠성 물류센터 부지를 개발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삼성타운' 효과도 톡톡히 누리게 됐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이 새 둥지를 튼 삼성타운은 서초동 일대 부동산시장의 핵으로 통한다. 불황 탓에 입주에 따른 '특수'는 아직 기대만 못하지만 과거 실적만으로도 잠재력은 무한하다는 게 인근 부동산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강남역 인근에 들어선 삼성타운과 롯데칠성 부지는 불과 100여m 거리. 이 자리에서 '롯데타운' 건립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롯데그룹으로선 가만히 앉아서 삼성타운 효과를 누리게 된 것이다.
롯데칠성 부지 맞은편의 M공인 관계자는 "지난 2004년 삼성타운 건립 공사가 본격화한 이래 강남역 일대 땅값은 3배 가량 급등해 3.3㎡당 5000만원선이던 강남대로변 땅값은 지난해 말 1억5000만원선에서 최고 2억원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그는 "불황이라 최근 1억원대로 내려앉았지만 경기만 풀리면 삼성타운 효과에 힘입어 낙폭 회복은 시간문제"라고 덧붙였다. 최근 인근 상가의 권리금과 월세, 오피스빌딩 임대료도 지난해 초에 비해 30~40% 가량 올랐다고 하니 삼성타운은 이미 잠재력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교대역 인근의 S공인 대표도 "삼성타운 입주와 함께 사무실 임대 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삼성타운이 자리를 굳히게 되는 내년 상반기쯤이면 강남역과 교대역을 잇는 서초동 일대 부동산가치는 지난해말 고점 대비 30~40%는 쉽게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롯데칠성 부지도 마찬가지"라며 "롯데칠성 부지가 개발되면 삼성타운에 따른 반사이익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롯데칠성 부지는 3만3000여㎡로 장부가는 1110억원이지만 보통 1억원대인 주변 땅값을 감안하면 실제가치는 1조원이 넘는다.
하지만 롯데 측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물류센터 부지 개발과 관련해서는 아직 확정된 게 아무 것도 없다"며 "삼성타운 효과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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