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1~12월 두달 연속 적자..올 무역적자 100억불 상회
내년 한자릿수 증가율..일부선 마이너스 증가율 전망도
전문가 “개도국 등 시장 다변화와 함께 中日 등 FTA서둘러야”
미국발 금융위기에 이어 중국발 실물경제 충격이 글로벌 경제를 급랭시키면서 우리 경제를 이끌고 있는 수출 전선에 적신호가 켜졌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의 경기침체에 이어 우리나라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기둔화까지 겹치면서 당장 12월에도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 두달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 불가피하고 올해 무역수지 적자도 1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는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하반기에 세계 경제가 힘을 되찾는 것을 전제로 연간으로는 한자릿수 증가율을 보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수출 2개월 연속 마이너스..내년은 더 비관적=18일 지식경제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12월 1∼10일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3% 감소한 70억600만달러, 수입은 102억1600만달러로 32억1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수출 증가율이 7년 만에 가장 낮은 마이너스 두자릿수로 하락한 지난달 수출입 상황과 비슷해 12월에도 한자릿수 내지 두자릿수의 수출 감소율이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수출이 358억3800만달러, 12월 수출이 332억4800만달러로 12월 수출이 11월보다 25억9000만달러 적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12월 수출 증가율이 플러스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수출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중국의 수출 증가율이 7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수입 수요가 줄어 우리 수출의 마이너스 행진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대미 수출도 적신호가 켜졌다. 오바마 행정부가 구성된 뒤 집권 초기에는 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쓰겠지만 이후에는 달라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연구기관들이 내놓는 내년 수출 전망은 비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수출증가율은 기존 8.3%에서 3.2%로 대폭 낮췄고 수입증가율 역시 6.5%에서 0%로 내렸다. LG경제연구원은 6.9%, 한국개발연구원은 3.2%를 전망했다. 특히 SK경제경영연구소는 -2.7%를 전망했다.
◆올 무역적자 100억불 초과...96년 206억불 이후 최대 =글로벌 경기침체 가속으로 인해 올해 무역수지 적자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들어 지난 11월까지의 무역적자 규모는 133억430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9월까지 5월의 반짝 흑자를 제외하고는 내리 적자를 기록하면서 한 때 무역적자 규모가 148억5100만달러에 달했지만 지난 10월과 11월 각각 12억1200만달러와 2억9700만달러 흑자를 내면서 적자폭을 줄였다.
하지만 올해 남은 12월 한 달 동안 3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 역시 최근 4분기 40억달러 내외의 무역수지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예상대로 된다고 해도 110억달러에 육박하게 되고 경기 침체로 수출이 2001년 12월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하는 등 수출 경기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적자폭은 더 커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우리나라는 11년 만에 무역수지 적자로 돌아서는 동시에 지난 97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 무역적자를 낼 전망이다.
◆전문가 “시장다변화+한미FTA, 中·日과 FTA체결 주문” =전문가들은 시장 다변화와 함께 한미FTA는 물론 일본 중국과의 FTA 체결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희범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선진국들의 마이너스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출 비중의 70%를 차지하는 개도국은 5%대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돼 수출여건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면서 “한미FTA를 조속히 마무리 짓는 한편 협상 마무리단계에 있는 EU, 인도와의 FTA도 조기에 체결하고 일본과 중국 등 아세안 FTA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장도 “개도국 수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개도국 수출에 신경 써야 한다. 특히 중남미 시장은 선진국에 비해 경제적 타격이 낮기 때문에 기회가 제공될 수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한미FTA는 물론, 한일·한중 FTA 체결을 서둘러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과감한 수출금융 지원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현 원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보호무역주의로의 회귀를 막는 것이다. 수출여력이 있는 중소기업의 경우, 정부가 수출금융을 과감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수출기업 중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며 “신용보증과 은행권 대출을 원활히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영백기자 inche@
송정훈기자 songhdd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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