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저가항공사들의 취항 공세가 결국 글로벌 불황 파고를 넘지 못했다.
2008년 초 10여 개의 소규모 항공사들이 뛰어들며 난립양상을 보이던 국내 저가 항공 시장이 1년 사이에 4강 구도로 재편될 조짐이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각 지역을 기반으로 저가 항공 시장에 나선 소규모 항공사들은 2008년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유가, 고환율 등을 겪으면서 운항을 중단하거나 취항이 지연, 2009년 현재 저가 항공 시장은 진에어, 에어부산, 제주항공을 비롯해 오는 7일 첫 취항을 앞둔 이스타항공 등 고작 4곳에 불과하다.
최근 인천시가 타이거항공과 제휴해 저가 항공사를 설립하려던 계획을 포기하면서 당초 2008년 취항을 목표로 했던 코스타항공, 대양항공, 중부항공, 대청항공 등은 모두 취항시기를 미루거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무리수를 두며 부산과 영남지역을 기반으로 지난해 7월 항공기를 띄웠던 영남에어는 불과 5개월만에 자금난에 시달리다 운항을 중단했으며, 2005년 4월 청주를 기반으로 국내 저가 항공시장을 개척했던 한성항공은 지난 10월 쌓여만 가는 적자를 견디다 못해 결국 운항 중단 사태를 맞았다. 현재 이들 항공사의 취항 재개 여부도 안갯속이다.
결국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애경 등 대형 항공사 및 대기업을 등에 업은 진에어, 에어부산, 제주항공 등 3개 저비용 항공사만이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속에 정상적으로 운항을 실시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진에어는 모회사인 대한항공과 대리점 판매망을 함께 활용하기로 했고, 에어부산은 주주회사인 아시아나항공과 공동운항(코스쉐어)을 확대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애경그룹의 지원을 받으며 진에어, 에버부산과 경쟁하고 있다.
여기에 후발주자인 이스타항공이 초저가 항공권으로 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전북 지역을 기반으로 한 이스타항공은 인터넷을 통해 1만9900원짜리 '놀랄만한 가격'의 항공권을 선보이며, 7일 김포~제주 노선을 하루 4차례 왕복운항 할 예정이다.
지난 2007년 10월26일 자본금 203억원으로 설립된 이스타항공은 새만금관광개발(85%), 군산시(5%), 전북은행(10%)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이스타항공 이상직 회장은 “인터넷 예매는 물론 대형 구매 사이트몰 등 고객들이 접근하기 쉬운 다양한 경로를 통해 경제적인 가격의 항공권을 제공하겠다”며 “다른 항공사들에 비해 운용인력을 슬림화하고, 직원들이 여러 업무를 맡는 멀티플레이로 비용을 크게 낮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항공운송 사업은 이미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업종이 돼 신규 진입이 쉽지 않은 상태”라며 신규 항공사 진입을 경계했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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