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유통업계 판도까지 바꿀 조짐이다.
그동안 고공 행진했던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의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또 올해 대형마트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지난해에 비해 출점 속도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대형마트의 등살에 기조차 제대로 펴지 못했던 슈퍼마켓, 편의점, 소규모 마트 등은 소비자들이 몰려 희색이 만연하다.
6일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실물경기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대형마트들이 살아남기 위해 갖은 전략들을 짜내고 있는 중”이라며 “올해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아 큰 타격을 받지나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의 지난해 12월 매출이 일제히 감소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의 12월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0.3%, 2.5% 하락했다. 롯데마트는 3.5%나 줄었다.
대형마트의 마이너스 성장세는 경기불황이 시작된 시점인 지난해 9월에 이어 두 번째 있는 일이다. 당시 이마트의 매출 신장률은 -3.2%를 기록했다.
그 이후 매출 신장률이 다소 회복되는 듯했으나 소비가 많은 연말임에도 불구하고 12월 매출이 다시 곤두박질쳤다. 결국 불황의 장애물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슈퍼마켓, 편의점의 매출은 각각 10.9%, 13.2%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마트외에도 슈퍼마켓을 운영 중인 삼성테스코와 롯데는 앞으로 이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은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중간 규모의 슈퍼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강화할 것”이라며 “올해 총 231개의 점포가 운영돼 새로운 한국형 슈퍼마켓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지갑과 직접 연관이 있는 유통업계가 불황으로 변화의 물결과 맞딱뜨리고 있어, 관련 기업들의 자구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한편, 올해 온라인 몰의 매출액이 백화점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경기 불황에 따른 유통업계의 또다른 변화도 예상된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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