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최근 수 년간 경쟁사를 크게 웃도는 사업비 차익을 기록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설계사들에게 지급하는 수당을 줄이고 사업비 비중이 높은 보장성 상품 판매를 늘린 것이 사업비 차익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2007회계연도에 3832억원의 사업비 차익을 거뒀다. 이는 같은 기간 경쟁사인 삼성생명(3039억원)과 대한생명(2304억원)이 기록한 사업비 차익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교보생명은 2008회계연도 상반기(2008년 4~9월)에도 삼성생명(1878억원)과 대한생명(1326억원)보다 많은 1958억원의 사업비 차익을 기록했다.
사업비는 설계사 수당 등 보험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으로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 중 일부를 적립해 마련한다.
사업비 차익은 당초 고객으로부터 거둬들인 예정사업비에서 실제로 지출한 사업비를 차감한 금액이다.
교보생명은 시장점유율이 2배 가량 높은 삼성생명보다도 많은 사업비 차익을 거두고 있는 데 대해 그동안 비용 절감 노력을 펼쳐 온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양보다 질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 인원을 감축하고 조직을 슬림화하는 등 비용 절감에 힘썼다"며 "거둬들이는 사업비 규모는 매년 비슷하지만 지출하는 돈을 줄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보생명 측 설명과는 달리 지점 등 영업조직 수는 변화가 없었으며 등록 설계사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점포 수는 지난 2006년 9월 말 688개에서 지난해 9월 말 686개로 비슷했으며 대리점 수도 2006년 9월 말 793개에서 지난해 9월 말 795개로 소폭 증가했다.
설계사 수는 지난 2006년 9월 말 1만8482명에서 지난해 9월 말 2만2701명으로 2년새 23%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사업비 중 설계사 수당 지급을 위해 사용되는 신계약비를 크게 줄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교보생명의 경우 임직원 수나 설계사 수가 줄어들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비 차익이 커졌다는 것은 이들에 대한 지출을 줄였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사업비 비중이 높은 보장성 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사업비 차익을 늘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2008회계연도 상반기 중 교보생명의 전체 일반계정 신계약건수 가운데 보장성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81.5%에 달했던 반면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은 70%대에 머물렀다.
보장성 상품에 대한 계약 유지율도 교보생명이 경쟁사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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