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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전략.결단력 부재' 극복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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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1-1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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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위 신설 사장단 권한 강화..이재용 체제 초석 강화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선두마차 '삼성그룹'호는 어디로 갈 것인가.

글로벌 경제 위기시대를 맞아 삼성그룹의 향배에 비상한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건희 전 회장은 지난해 4월까지 20여년간 삼성그룹을 이끌 당시 '선견지명'형 위기경영으로 5년, 10년 후를 대비하며 한국 기업들의 나침반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이 퇴진하면서 설치한 사장단협의회의 경우 신성장 동력을 위한 그룹 차원의 과감한 결단보다는 '관리' 수준의 경영 협의체에 그치면서 그룹 자체는 물론 한국경제 자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제 위축이 본격화되는 2009년. 삼성 사장단은 어떤 해법으로 그룹과 한국경제의 위기를 타개해나갈 것인가?

최근 삼성 사장단에는 새로운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주 삼성그룹이 사장단협의회 산하에 '인사위원회'를 신설키로 함에 따라 사장단의 의사결정 권한이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포스트 이건희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장기 포석으로 이재용 전무의 자리를 다지기 위한 조치라는 시각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 사장단협의회는 투자조정위원회와 브랜드관리위원회 등 기존 2개 위원회를 통해 그룹 및 계열사의 경영전략을 마련해왔다. 여기에 인사위원회가 신설됨으로써 사장단 협의회는 그룹의 투자계획과 브랜드 관리는 물론 인사 방향 및 시기, 규모까지 결정하게 됐다.

이건희 전 회장 취임이후 폐지됐던 인사위원회가 다시 부활함으로써 예전 전략기획실(구조조정본부)의 주요 업무의 대부분이 사장단협의회로 넘어오게 된 셈이다.

사장단협의회의 제일 꼭대기에는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룹을 주도하는 역할은 그룹 최대 규모의 계열사인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의 몫이다. 이 부회장은 그룹의 사업 방향의 근간인 투자를 결정하는 투자조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부회장은 향후 신설될 인사위원회 위원장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최근 이 부회장이 미국 가전 전시회(CES) 기간중에 임원 인사의 시기와 규모에 대해 언급한 것을 감안하면 인사 부문에서도 이 부회장의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그룹의 투자방향과 인사방향 모두를 아우를 경우 이 부회장은 과거 윤종용-이학수 체제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 부회장을 필두로 한 사장단협의회의 역할이 이재용 전무가 일선에 복귀하는 향후 2~3년 이내에 국한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권력’이 오랜기간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 전무가 과거 'e삼성' 사업에서 참패한 적이 있고, LCD 사업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얻고 있어 확언하기는 어렵다.

해외 신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수차례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인사가 단지 핏줄에 의해 경영권을 승계하려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져 복귀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각 계열사의 사업을 조율해야 하는 사장단의 영향력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그 기간 역시 예상 외로 장기화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법원 판결 이후 이건희 회장이 ‘핏줄 승계’를 위해 다시 그룹 경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근거로 그룹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적자 상태에 빠진데다, 올해 실물경제가 악화되면서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직접 나서서 챙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이건희 회장이 중심에 있어야 경영권 승계 역시 수월히 진행될 것이라는 지적도 이 회장의 향후 거취에 관심을 두게 하는 대목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은 삼성 뿐 아니라 재계를 리드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최근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복귀에 대한 여론이 긍정적으로 형성될 경우 이 회장의 향후 거취에도 움직임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의 복귀설은 사실무근"이라며 "사장단협의회를 통해 그룹 경영이 정상궤도에 오르고 있으며, 향후 삼성의 사업방향에 대한 청사진도 사장단협의회를 통해 안정적으로 마련되고 있는 만큼 이 회장이 경영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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