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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낙향 부시 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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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1-2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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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8년간 숱한 영욕을 겪었던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버락 오바마 새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텍사스로 낙향했다.

부시는 이날 취임식이 끝난 후, 미 의사당 옆에서 로라 부시 여사와 함께 대통령 전용헬기 '머린 원'에 올랐다. 오바마 신임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여사는 전통에 따라 헬기까지 이들을 배웅했다.

워싱턴 근교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부시는 간단한 환송식을 마치고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 올라 고향 텍사스 주의 미들랜드 시로 향했다. 8년 전 부시의 워싱턴행을 축하하는 환송연이 열렸던 미들랜드 시는 다시 돌아온 부시를 뜨겁게 환영했다.

부시는 이날 저녁 텍사스 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평범한 시민'으로서 첫 밤을 보낸다. 부시 부부는 텍사스 주 노스 댈러스 프레스턴 할로우라는 부촌에 새집을 마련했다. 이 집은 크로퍼드 목장에서 차로 2시간 걸리는 위치에 있다.

앞서 부시는 백악관을 떠나기 전에 전통에 따라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 오바마 신임 대통령의 행운을 기원하는 자필 편지를 남겼다.

이날 정오까지 헌법적으로 대통령 권한을 행사한 부시는 `마지막' 출근 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 앤드루 카드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어 부시는 백악관 남쪽 뜰을 마지막으로 산책했으며, 나머지 시간은 부인 로라 여사, 두 딸 바버라와 제나, 부모인 부시 전 대통령과 바버라 여사와 함께 보냈다.

또 부시 내외는 전통적인 아침 예배를 마치고 백악관을 찾은 오바마 차기 대통령 내외, 조 바이든 차기 부통령 내외와 만나 커피를 마시며 환담했다.

부시는 역대 가장 낮은 지지율로 임기를 마쳤으며, 반전 시위대들이 19일 백악관 문앞에 40켤레의 신발을 던지는 바람에 임기 마지막 날까지 `신발세례'를 받는 수모를 당했다.

부시는 지난 15일 대(對)국민 고별연설에서 자신의 재임 중 좌절을 겪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만일 기회를 다시 준다면 다르게 행동했을 일들이 있다"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 연설에서 부시는 "모든 전임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좌절을 경험했다"면서 "기회를 준다면 다르게 행동했을 사안들이 있다. 그러나 항상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이라는 점을 마음에 새기고,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양심에 따라 행동해왔다"고 회고했다.

부시는 퇴임 후에도 한동안 바쁜 일상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일단 댈러스에 들어설 자신의 이름을 딴 기념 도서관 설립 작업은 물론, 도서관에 입주할 정책 연구소 설립 및 운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 연구소에서 외국에서의 민주적 개혁을 지원하고 자유 무역을 추진하며, 아프리카 국가들이 에이즈나 말라리아 같은 질병을 퇴치하도록 돕는 일을 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는 이미 퇴임 후의 일들을 지원해 줄 개인 비서실장으로 텍사스 주지사 시절 함께 일했던 마이크 미시를 선임해 뒀다.

회고록이나 자서전을 출간할 가능성도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폭스뉴스와의 회견에서 "어떤 내용이 될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내가 대통령으로서 결심했어야 했던 가장 어려웠던 결정들과 내가 그런 결정을 내렸던 맥락 등에 대해 서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로라 부시 역시 아프가니스탄과 중동 지역의 여성들을 돕고 미얀마의 민주주의 진흥을 위해 힘쓰겠다는 구상을 제시한 바 있기 때문에 남편의 퇴임 이후에도 공적인 영역에서 꾸준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부시 전 대통령은 퇴임 전 한 기자회견에서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밀짚모자를 쓰고 하와이 사람 셔츠를 입은 채 바닷가에서 벤치에 누워 있는 제 모습을 상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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