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23일 평양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들고 방중한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만나 (6자회담) 각 당사국들과 평화적으로 함께 지내기를 희망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3일 보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해 온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 "중국과 함께 협조와 조화를 이뤄 6자회담을 부단히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뇌혈관 질환으로 쓰러졌다는 와병설이 제기된 뒤 외빈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양 백화원 국빈관에서 이뤄진 이번 면담에서 왕 부장은 후 주석이 보내온 축하 인사와 친서를 직접 전달하고 김 위원장과 악수를 나눴다.
후 주석은 친서에서 김 위원장에게 "편한 시간에 중국을 방문하기를 원하며 중국 방문을 환영한다"고 초청했으며 김 위원장도 후 주석의 방중 요청을 매우 기쁘게 받아들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후 주석은 또 김 위원장에게 "중국 공산당과 정부를 대표해 따뜻한 새해 인사를 전한다"면서 "올해는 북중 수교 60주년이자 양국 우호의 해인 만큼 이를 기회로 양국 관계를 더욱 밀접하게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후 주석의 새해 인사를 받고 "후 주석에게 새해 인사를 전해달라"고 부탁했으며 "북중 관계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모두 매우 중요하다"면서 "북중 우호의 전통을 계속 이어나가자"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의 경제사회 발전을 매우 높이 평가하면서 "중국이 작년에 각종 고난을 극복하고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국가의 위상을 매우 높였다"면서 "이는 공산당 영도 하의 중국인들이 이룬 위대한 승리"라고 치켜세웠다.
평양 조선중앙TV에 따르면 김 위원장과 왕 부장이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오찬도 함께 했다.
이번 면담 장면은 북한 매체뿐만 아니라 신화통신이 직접 찍은 사진 10장도 함께 공개돼 김 위원장이 국가 통치에 지장이 없을 만큼 건강에 문제가 없음이 사실상 확인됐다.
김 위원장의 이번 면담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20일) 직후에 이뤄진 것이어서 미국에 대한 모종의 메시지로도 분석된다.
김 위원장이 외부 인사를 만난 것은 지난해 6월 18일 방북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과의 면담 이후 이번이 7개월여만이다.
왕 부장은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던 2004년 4월과 북한이 핵 보유를 선언한 2005년 2월 등 '중대 사안'이 있을 때마다 그 시기를 앞두거나 즈음한 시기에 방북, 김 위원장과 회담을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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