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장기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신용카드사들이 할인서비스나 포인트 적립율 잇따라 낮추고 있다.
소비자들은 각종 부가서비스를 제시하며 영업활동에 주력해 온 카드사들이 갑자기 혜택을 줄이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카드사들은 주력 카드 상품들의 포인트 혜택과 포인트 적립률을 큰 폭으로 줄일 계획이다.
삼성카드는 전달 10만 원 이상 사용 고객에게 에스오일 주유 보너스 포인트를 적립해 주던 것을 4월 15일부터 직전 3개월 30만 원 이상 사용 고객으로 기준을 대폭 올린다.
일시부 및 할부 사용금액에 따라 적립되던 에스마일도 4월 1일부터는 대중교통(시내버스, 좌석버스, 공항리무진 등)과 국세 및 지방세, 공과금, 오토캐쉬백, 올앳카드 충전금액 등은 더 이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 로즈플래티늄 계열카드에 제공되던 각종 미용 관련 서비스도 오는 3월 31일 종료된다.
국민카드는 오는 5월 15일부터 매출금액의 0.5%포인트를 적립해주던 국민체크카드 포인트리 적립율을 0.2%포인트로 인하할 예정이다.
롯데카드도 포인트 적립율을 최근 3개월 월평균 30만 원 이상 이용 시 0.2%포인트, 30만원 미만 시 0.1%포인트로 하향 조정하고 주유 할인 대상도 이용실적 30만 원 이상인 회원으로 제한한다.
현대카드의 경우는 부가 서비스나 포인트 혜택을 낮추지는 않았지만 연회비를 일괄적으로 5000원 씩 올렸다.
이 같은 신용카드사들의 잇따른 포인트 혜택 축소 및 적립율 감소에 고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주유 할인과 미용 관련 서비스가 많은 삼성카드를 주로 이용해 왔다는 경기도 부천의 직장인 김모씨(28·여)는 "여러 혜택을 미끼로 판촉활동을 벌여놓고 이제와서 서비스를 끊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신규고객에는 온갖 혜택을 적용하면서 기존 고객의 혜택을 줄이는 차별적 영업에 기분이 상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출퇴근 교통비가 많이 들고 국민카드의 높은 포인트 적립율이 마음에 들어 국민카드를 이용하기 시작했다는 인천공항 협력사 종사자 정 모씨(31·남)도 "포인트 적립율을 절반 이하로 낮추면 국민카드에 가입한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며 다소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경기 침체의 골이 예상보다 깊고 장기화 될 우려까지 있어 부가 서비스를 줄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부가서비스와 포인트 적립에 워낙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데다 경기 악화로 가맹점이 서비스 재계약을 포기하는 바람에 부가 서비스가 축소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체 소비의 절반을 넘어서는 등 카드 취급고가 높아져 부가 서비스 제공 규모도 커진 것도 이유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카드사 간 부가서비스 경쟁이 심해지며 이 부문에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하다"며 "경제침체까지 겹쳐 서비스를 줄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도 "경제 위기가 장기화될 우려가 높기 때문에 현 상황서 위기관리를 하지 않으면 후폭풍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 은행계 신용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많은 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를 줄이는 방향으로 혜택 감소를 검토 중이다"라고 말해 앞으로 신용카드사들의 부가서비스 및 포인트 적립율 인하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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