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자리 창출 규모를 놓고 관련 업계 전문가들이 갑론을박을 벌이면서 눈총을 사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도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 규모를 추산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21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 주최로 열린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바람직한 추진방향과 기대효과' 세미나에서 윤영선 건산연 연구위원은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19만개보다 2만개 많은 21만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윤 연구위원의 발표가 끝나자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패널들은 4대강 사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놓고 격렬한 토론을 벌였다.
김달선 현대건설 상무와 신용식 목포대 교수 등은 윤 연구위원의 주장에 대해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논리라고 공격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이날 사회를 맡은 이규방 전 국토연구원장은 일의 순서가 뒤바뀌었다며 쓴소리를 했다. 적절한 지적이다.
정부는 경기침체 국면을 해소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4대강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국토해양부는 오는 5월이나 돼야 마스터플랜이 수립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업 계획도 수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 일자리가 19만개가 될지 21만개가 될지 예측하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다.
5월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관계 부처와 지역 업체들의 협조를 이끌어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소위 이 사업에 대해 전문가라고 자처하고 있다면 최근의 위기 상황에서 4대강 사업이 갖는 의미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섣부르게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기보다는 사업이 시행되기까지 산적한 난제들을 해결하는데 미력이나마 보태는 것이 바람직하다.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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