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불안 움직임...악화 재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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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1-3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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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08년과 12월 국제수지 동향'은 경상수지가 다시 불안하게 움직일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물론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대적인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올해 경상수지는 11년만에 최악을 나타냈던 작년과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그러나 환율이 어느 정도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다시 서비스수지가 악화되고 수출 부진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에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경상수지가 소폭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는 경기부진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진단했다.

◆서비스수지 다시 악화
이번 통계에서 주목되는 것은 월별 경상수지 흐름이다.

작년 12월의 경상수지 흑자는 8억6000만 달러로 10월의 47억5300만 달러, 11월의 19억670만 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는 서비스수지가 다시 악화된데 따른 영향이 크다. 서비스수지 적자액은 12월에 15억1710만 달러로 10월의 5480만 달러, 11월의 1억3040만 달러에 비해 크게 늘었다.

여행수지가 11월의 4억2280만 달러 흑자에서 12월 2억640만 달러의 적자로 전환된데 따른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면서 여행수지가 다시 안좋아졌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수출부진도 경상수지 흑자 축소에 영향을 줬다.

12월의 수출총액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7.9% 감소했다. 항목별로는 승용차 수출이 29.6% 줄어 전월의 감소폭인 15.3%에 비해 확대됐고 반도체 수출 감소폭도 44.1%에서 49.9%로 커졌다. 정보통신기기의 수출 감소율은 28.3%로 전월의 28.8%와 비슷했다.

자본수지는 그나마 상대적인 안정세를 보였다. 자본수지 적자폭은 10월 248억3천480만 달러, 11월 121억4090만 달러였으나 12월에는 48억2930만 달러로 축소됐다. 외국인들이 한국증시에서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데 따른 영향이 크다.

◆1월에 경상수지 악화 전망
1월에는 경상수지가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경상수지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 덕분에 10월부터 흑자를 나타냈다.

무엇보다 이달에는 수출 부진이 경상수지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들어 20일까지 수출 잠정치는 124억73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8.9% 줄었다. 올해 같은 기간의 수입액은 22.5% 감소한 170억4800만 달러였다. 이에 따라 이 기간의 무역수지 적자는 45억7600만 달러에 이른다.

물론 월말에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은 있지만 1월 경상수지가 흑자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한은은 내다보고 있다.

한은이 작년 12월에 발표한 `올해 경상수지 상반기 96억 달러 흑자, 하반기 124억 흑자' 전망치는 빗나갈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경기가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2%에서 0.5%로 대폭 내렸다. 한국.대만.싱가포르.홍콩 등 아시아 4개 신흥산업국의 올해 예상 성장률을 2.1%에서 -3.9%로 수정했다. 미국은 -1.6%, 유로지역은 -2% 등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할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전문가들 "올해 경상수지 소폭 흑자"
전문가들은 올해 경상수지가 전체적으로는 흑자 기조를 이어가겠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연초에 계절적 요인으로 일시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지만 연간으로는 소폭 흑자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경상수지를 개선하려면 환율을 높이거나 내수 경기를 조절해 수입을 줄여야 하는데, 환율이나 내수여건을 감안하면 쉽지 않다"면서 "경상수지보다는 경기 문제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수출이 저조하지만 내수가 워낙 침체돼있는 데다 환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경상수지는 흑자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그러나 흑자규모가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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