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의 위기’라는 관념이 일반화된지 오래이다. 전파. 광파 미디어의 급속한 발전으로 신문의 입지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문이 위축되고 구독자의 수가 점점 줄어들면서 계층간의 괴리. 단절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언론재단은 성인 남녀의 구독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미국의 필립 마이어(Meyer)교수는 ‘소멸하는 신문’(the vanishing newspaper)이란 저서에서 현재와 같은 속도로 신문 구독자수가 계속 감소해 나가면 2043년에는 지구상에서 신문은 완전히 사라 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경영측면에서 신문이 심대한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판매를 통한 수익구조는 20%수준에 머물고 있는 반면 광고의존도는 80%를 차지하고 있다. 광고주의 영향력이 높아 질 수 밖에 없게 되었고 양질의 기사와 심도있는 취재에도 한계성을 드러내고 있어 많은 정보가 사장 내지 호도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2의 환란설이 나오면서는 광고주들이 아예 장벽을 치고, 군림하는 양상을 보여 소위 메이저로 불리는 신문들도 판매부수가 100만부을 약간 상회하는 선으로 줄어 들었다. 이어 광고수주도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으며 그 외 다수의 신문들은 그야말로 이삭줍기에 직면해 있다.
돌이켜 보면 신문미디어는 다양한 사회변화가 이뤄지는 과정속에서도 변함없이 뉴미디어와 동반 발전해 왔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즉, 첨단 매체가 등장해도 신문의 영역은 확고하게 견지해 왔음을 뜻한다.
‘미디어의 황제’ 루퍼트 머독(Murdoch)은 “신문은 새로운 전성기를 맞을 것”이라며 신문산업에 대한 비관론을 일축한 바 있다. 이어서 “종이신문의 발행부수는 감소할 수 있겠지만 웹사이트나 이메일로 전달되는 맞춤형 기사와 광고는 더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미국의 신문인 도나 버렛(Barret, 90여개 지역일간지 소유)과 랜드 시겔(Siegel, 퍼블리케이션즈 발행인)은 한 공동 기고문에서 인터넷의 등장으로 팩트와 픽션의 구별이 어려워졌다고 말하고 이러한 때 일수록 신문만이 믿을만한 정보매체라고 강조하고 종이신문과 온라인을 결합한 새로운 수익모델 개발에 심혈을 기울일 것을 권고한다. 존 밀러 미국CCSU총장도 “TV.인터넷 등 동영상 매체가 빠르게 발전하지만 읽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은 건재하다”고 말한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성인남녀 1835명을 대상으로 ‘신문. TV. 인터넷 이용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바에 의하면 “앞으로 신문은 계속 필요하다” 90%가 응답했다고 밝히며 정보의 신뢰성부문에서도 “신문은 신뢰할 수 있다”가 84.5%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뉴스의 배경과 문제점 등을 해설하는데 있어서의 영향력은 일반신문 76%. TV 63.1%. 인터넷 14.9% 순으로 나타나 신문 미디어에 대한 신뢰성이 여전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신뢰받는 정보력 차원에서 신문의 영향력을 더욱 증대시킬 수 있는 대책이 요청되고 있으며 정부나 기업의 신문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이에 적극 동참, 활성화 시키는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프랑스는 이미 개인과 기업의 신문사 운영자금 기부행위를 허용하고 신문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에 대한 세금 감면. 만 18세이상 성인에게 1년간 무료 신문구독권 제공 등을 골자로 한 ‘활자매체 지원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마이어교수의 ‘소멸론’은 신문이 정체됐을 경우를 전제로 한 기우라고 사료된다. 이제 유난히 추웠던 긴 겨울이 지나고 입춘이 가까워 오고 있다. 계류중인 언론법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하여 신문미디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때 신문산업은 활성화의 새봄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김지용 편집고문/ 뉴스룸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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