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사 인터뷰] "미국은 근본적으로 변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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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2-08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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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마드 레자 바크티아리 주한 이란 대사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해 강도높게 비난하고 이란의 핵무기 개발 논란에 대해서도 이스라엘과 미국에 의해 사실이 왜곡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은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할 때입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8년 동안 저지른 실수를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란과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부르는 유치한 짓을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으로 이란과 미국의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섣부른 판단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의 행보를 지켜볼 것입니다"

모하마드 레자 바크티아리 주한 이란 대사는 아주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미국이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공식 취임으로 미국의 대중동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면서 판단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논란에 대해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이란은 평화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모하마드 레자 바크티아리 주한 이란 대사와 나눈 일문일답.

- 이란의 경제, 문화, 역사 등에 대해서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이란은 매우 역사적인 나라입니다. 문자로 기록된 역사만 7000년입니다. 기록에 나타난 역사는 1만5000년이 넘습니다.

이란은 페르시아 문명의 중심지입니다. 이란 사람들은 매우 친절하고 책임감 강하고 나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란은 문화적으로 발전한 나라입니다.

이란은 세계 제 2의 산유국으로 이란의 경제가 석유 수입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에 이란은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빠른 경제성장을 위해서 건설이나 다른 경제 정책들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매년 7%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만 몇몇 국제적인 관계들이 이란의 빠른 성장을 막고 있습니다.

현재 이란의 국내총생산(GDP)는 8000억 달러 이상이고 1인당 GDP는 1만2000 달러입니다. 나쁘지 않은 수준이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도 아닙니다.

우리는 2025년까지 1인당 GDP를 2만2000 달러로 끌어올린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는 2월 11일은 이란 이슬람혁명 30주년 기념일입니다. 이슬람혁명 기념일은 모든 이란인들에게 매우 의미 있는 날입니다. 이슬람혁명이 승리한 날입니다.

30년전 이날 이란은 왕정에서 공화국으로 정권이 교체됐습니다. 우리는 이 정치적 변화를 축하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혁명 성공 후 두 달 만에 정권을 수립했습니다. 중국이나 러시아에서도 혁명이 일어나 정권이 바뀌었지만 이란처럼 빠르진 않았습니다.

혁명 당시 18세 이상 국민의 98%가 투표에 참여해 새로운 정부 구성에 찬성했습니다.

-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여전히 고조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중동 정책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았는데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북한과 함께 이란을 ‘악의 축’이라고 지칭했습니다.

△매우 유치한 말입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 등으로 자국민에게도 비난받고 있습니다. 미국은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국가들에 많은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이슬람혁명 후 아랍의 단결을 촉구하고 미국과의 협력을 거부했기 때문에 미국이 이란을 싫어하는 것입니다. 

미국이 북한과 이란을 ‘악의 축’이라고 지칭한 것은 매우 불합리한 것입니다.

미국은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다른 나라에 강요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합니다.

-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우리는 북한 핵무기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모든 추가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북한과 일반적인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쟁으로 갈라진 북한과 남한의 통일을 바라고 지지합니다.

- 미국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새로운 행정부가 출범했습니다. 향후 미국과 이란 관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구호는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와 "변화"(Change)였습니다. 이 두 슬로건이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대변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미국 국민들은 진정한 변화를 바라고 있습니다. 지난 8년간 부시 행정부가 행한 잘못된 정책들 때문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국민들의 생활을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것들을 바꿔야 할 것입니다.

국제 사회가 오바마 대통령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가져올 실질적 전략적 정책 변화를 지켜봐야 합니다.

미국의 대이란 정책에 기본적인 정책적 변화를 기대합니다.

- 서울의 테헤란로와 테헤란의 서울로는 과거 양국의 가까웠던 관계를 상징합니다. 그러나 현재 이란과 한국의 관계가 그렇게 가까운 것 같지는 않습니다. 현재 이란과 한국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먼저 양국 관계가 12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약 1200년 전 이란의 한 상인이 신라에 온 것으로 양국의 교류는 시작됐습니다.

한국과 이란은 1962년 외교관계를 맺었으며 현재 120억 달러에 달하는 교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이 미국과 가까운 사이임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의 관계와 한국과 이란의 관계는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정치, 문화, 경제 등 많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 할 수 있습니다. ‘페르시아의 영광’이라는 전시회가 서울과 대구에서 열린 것이 양국 문화교류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지난 1월 14일 한국과 이란이 체결한 관광협력 MOU도 좋은 양국 관계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전 이란은 관광산업에 대해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만 현재는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양국의 관관산업 발전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과 관광산업 발전에 관한 컨퍼런스를 갖기도 했습니다.

주한 이란 대사관은 한국인들의 이란 비자 발급을 쉽고 간편하게 하는 등 양국의 인적 교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이란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의 수가 2배 이상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란 외교관 사이에서는 역시 한국과 북한의 관계가 이슈거리입니다. 우리는 한국과 북한의 관계가 개선돼 빠른 시일 내에 통일을 이룩하기를 바랍니다. 

- 아주경제가 창간 1주년을 지나 세계적인 경제 신문으로 발돋움 하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주경제에 한 말씀해 주신다면.

△아주경제가 창간한지 1년 밖에 안됐지만 그 구성원들이 많은 경험을 가진 훌률한 기자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주경제가 좋은 정보, 정확한 정보를 독자들에게 계속 전달하기를 바랍니다.

민태성,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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