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작년 과징금 2402억원 부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불공정거래 행위를 적발해 기업에 부과한 과징금이 2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해 11월30일 현재 총 2402억2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전년의 4234억원과 비교해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 금액은 공정위가 최종 과징금액을 결정해 해당업체에 의결서를 발송한 사건만을 집계한 것이므로, 지난해 12월 전원회의에서 제재가 결정된 뒤 아직 의결서가 발송되지 않은 사건 등을 합하면 과징금 부과규모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위반유형별로는 부당공동행위가 174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266억원, 불공정거래행위 202억원, 하도급법위반 180억원 등의 순이었다.

역대 과징금 규모는 연도별로 큰 차이를 보였으나 대체로 수십억 원에서 1000억원대를 기록했으며 2000억원을 넘어섰던 때는 지난 2000년 2256억원과 2005년 2590억원, 2007년 4234억원 등 단 3차례 뿐이었다.

공정위는 작년 9월 5개 엘리베이터업체들이 담합을 통해 제조, 판매시장을 비율과 순번제 방식으로 나눠먹기한 혐의를 적발해 47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또 장기간에 걸쳐 보험시장에서 담합한 24개 보험사와 농협에 대해 26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어 7개 BMW자동차 판매딜러 및 9개 렉서스자동차 판매딜러들이 자동차 판매가격의 가격할인한도와 거래조건을 정하기로 담합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21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8개 석유화학업체들이 기초·중간 원료로 쓰이는 6개 석유제품의 가격을 담합한 혐의에 대해서도 127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이밖에 황동봉 판매 가격 등을 담합해 중소기업에 피해를 준 풍산과 대창공업에 시정명령과 함께 9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지로 수료를 담합 인상한 17개 국내 은행들에게도 43억원의 과징금이 각각 부과됐다.

이중 상당수 업체들이 이의신청과 소송 등 불복절차를 진행중이어서 추후 과징금 금액이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정위 관계자는 "단순히 과징금 부과액수를 비교하기보다는 보험, 은행 수수료, 자동차 등 등 서민생활에 밀접한 각 업종의 부당행위를 적발해 경각심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영백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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