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은행의 정부 지분 일부를 팔아 세수 충당금 1조2000억 원을 마련키로 했다.
6일 기획재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기업은행의 지분 7000만 주를 팔아 예산지출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예산의 세외수입 21조5000억 원 중 1조2000억 원은 기업은행 지분을 팔아서 마련할 예정"이라면서 "매각시기와 방식은 시장 상황을 보고 주간사와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매각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경기가 바닥을 확인하는 2분기 이후로 점쳐지며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블록세일 형태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경기 침체 골이 깊어 추경편성이 필요하단 주장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며 "올해 발행 예정인 적자국채 물량도 많이 않아 채권시장 추경편성 이슈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나중에 추경예산을 짤 때도 추가적인 국채 발행은 최소화하고 정부가 보유한 출자지분을 적절하게 매각하는 것이 채권시장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말과 올초에 걸친 정부의 추가 출자로 기업은행 보유지분이 늘어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최소 주식(51%)을 빼고는 매각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증시 상황이 좋지 않아 정부의 기업은행 지분매각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기업은행 지분 일부 매각해 1조 원 규모의 세수를 충당하려 했지만 증시 상황 악화로 포기한 바 있다.
또 기업은행 주식 7000만 주를 팔아 1조2000억 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주당 1만7142원 이상 받아야 하지만 2월 6일 현재 8200원선에 거래되고 있어 매각 규모를 늘리지 않으면 세수 충당이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기업은행의 주가는 금융위기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9월 10일 기준 1만6200원 선에서 거래됐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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