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조조정펀드 다음달 출범

일시적으로 자금난에 빠졌거나 부실 징후가 있는 기업의 인수에 쓰일 기업구조조정펀드가 빠르면 다음달 출범한다.

또 기업 부실 확대를 막기 위해 '프리 워크아웃'(사전 기업개선작업)이 활성화 되고 구조조정 기업에는 세제 혜택을 준다.

8일 정부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새 경제팀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취임하는 대로 관계 부처와 기관 협의를 통해 채권단 주도의 신속한 기업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3월 말 1000억 원 규모의 기업구조조정펀드를 만들고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나 일반 투자자의 참여를 유도해 조 단위 규모로 확대시킬 예정이다.

이 펀드를 통해 한시적인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기업이나 워크아웃 기업을 인수, 2~3년 동안 경영을 정상화시키고 나서 되팔아 펀드 투자자에게 이익을 나눠주게 된다.

금융당국은 채권금융기관이 협약을 맺어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B등급 기업에 자금이 제때 지원되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는 은행들이 기업을 4개 등급으로 나눠 C등급(부실징후기업)만 워크아웃에 집어넣어 금융 지원과 구조조정을 병행하지만 이를 B등급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제도적인 뒷받침을 위해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프리 워크아웃 제도 명문화도 검토 중이다.

자금 지원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안정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 있도록 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회가 채권단의 구조조정 작업 초기부터 참여하고 C등급 뿐 아니라 B등급의 처리에 대한 조정 의견도 제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비사업용 토지를 양도할 때 내야 하는 양도소득세 부담을 덜어주기로 한데 이어 추가적인 세제 혜택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같은 우리나라의 주력 업종에 대해서는 산업정책적인 고려를 해 퇴출보다는 회생에 구조조정의 무게를 둘 방침이다.

채권단은 신용공여액이 큰 44개 그룹에 대해서는 지난해 영업 결산자료가 나오는 오는 3월부터 재무상태를 평가해 부실징후가 있는 곳은 4~5월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을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채권단 주도로 부실기업은 빠르게 처리하고 회생 가능한 기업은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며 "단 채권단 내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구조조정이 지연되지 않도록 보완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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