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유통단지 계약자 "해지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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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2-0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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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분양에도 불구하고 분양계약률이 17%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동남권유통단지(가든파이브) 전경.

"평당 2000만~3000만 원의 고분양가에도 한번 살아보자는 생각으로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렇게 계약하는 사람이 없어서야 계약을 해지해야 하는 것 아닌지 고민이다"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청계천 이주상인들을 대상으로 분양 중인 서울 송파구 문정동 동남권유통단지(가든파이브)가 유령단지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

저조한 분양률과 상인들과의 갈등으로 전체 상가의 20%도 분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미 계약을 마친 상인들 사이에선 "계약을 해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까지 확산되고 있어 자칫 동남권유통단지가 유령단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8일 청계천상인연합회(이하 청상연)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6일까지 가든파이브의 3차 추가계약이 진행됐지만 계약률은 불과 5%(100여명)에 그쳤다. 이에 따라 2차 계약 당시 12%였던 계약률은 현재 17%정도에 머물고 있다. 이대로라면 당초 4월에서 7월로 연기됐던 공식 개장 또한 늦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H공사는 당초 2차계약에서도 상인들의 참여가 저조하자 △중소기업육성자금 금리(5%) 초과분에 대해 잔금 납부 후 전매제한기간(2년) 동안 금리 보전 △분양금액의 20%였던 계약금을 15%(상인부담 5%, 융자 10%)로 인하 △분양가 부담으로 임대를 희망하는 이주상인에게는 건설원가 수준으로 임대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분양 조건을 대폭 완화했었다.

상인회는  "계약금을 15%로 낮춰주고 전매제한 3년에서 2년으로 줄여줬을 뿐, 분양가 인하나 조성원가 공개는 아직도 하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입주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엄명학 청상연 회장은 "상인들이 동남권유통단지로 입주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분양가"라며 "서울시는 '남은 물량을 일반분양하면 초기에 소진될 것'이란 엄청난 착각을 하고 있는데 경기 불황에 허허벌판에 그만한 가격을 치러가며 들어갈 사람들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업자들도 평당 250만~350만 원에 수용한 토지에 지어서 2000만~3000만 원에 공급하는 것은 너무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며 "조성원가를 공개하고 분양가를 낮춰달라"고 촉구했다. 

SH공사 측은 "청계천 이주상인 대상 특별분양과 임대공급 일정이 마무리됐기 때문에 잔여분에 대해선 일반인을 대상으로 분양 및 임대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특별공급과 일반인 대상 분양, 임대 계약율이 70% 이상 도달했을 경우엔 7월 그랜드 오픈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더이상의 추가계약을 하지 않을 방침으로 특히 청계천 상인들의 특별공급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가든파이브는 연면적 82만228㎡로 롯데월드의 1.4배, 63빌딩의 5배, 코엑스의 6배에 달하는 아시아 최대 단일상가로 생활용품판매와 아파트형공장, 산업용재상가 등 모두 3개 블록 8000여 개의 전문상가가 들어선다.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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