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일본 아사히맥주와 손잡고 사실상 오비맥주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주류업계 역시 롯데의 인수전 참여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는 아사히 맥주가 최근 롯데의 오비맥주 인수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사히와 롯데가 공동 인수에 나설 경우, 롯데가 AB인베브로부터 OB맥주를 사들인 뒤 아사히가 지분을 인수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다만 일본기업이 국내기업 인수에 참여할 경우 예상되는 부정적인 여론 등을 감안할 때 아사히의 인수지분은 30%를 넘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보도는 지난해 9월 로이터통신의 오비맥주 매각 보도 이후 아사히와 롯데가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비맥주 인수전에 적극 참여할 것이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아사히는 지난 2000년 롯데칠성과 합작한 롯데아시히주류를 통해 한국에서 ‘슈퍼드라이’ 맥주와 와인을 판매하는 등 양사간 관계가 상당히 밀접한데다 오비맥주를 인수할 경우 양측 모두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주류업계는 결국, 롯데의 오비맥주 인수전 참여가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롯데는 지난해 9월부터 이달까지 롯데제과, 롯데호텔, 호남석유화학 등 롯데 계열사들은 채권 발행을 통해 1조7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롯데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이 20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채를 발행했다.
이를 통해 롯데는 2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오비맥주 인수자금 대부분을 마련한 상황이다.
롯데는 이미 계열사 대표를 팀장으로 하는 인수팀을 꾸려 오비맥주 인수를 위한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시장을 원하는 아사히측과 자금 동원을 원하는 롯데측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질 경우 오비맥주를 공동인수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이번 공동 인수가 성사되면 자사 맥주인 슈퍼드라이의 생산 및 판매 강화는 물론 계열사인 한국 청량음료업계 3위인 해태음료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내 입지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현재 아사히-롯데 공동인수설과 관련해 양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아사히 맥주 대변인은 “현 시점에서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으며, 롯데그룹 관계자 역시 “아시히측에서 공식 부인한 것처럼 오비맥주 공동 인수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외신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맥주업체 벨기에의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는 오비맥주를 최대 25억 달러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AB인베브는 이달 말까지 OB 맥주 지분의 블록세일을 추진 중이며 롯데 측에도 입찰 참여 제안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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