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 핵심 가입자ㆍ주파수ㆍ네트워크 석권
증권가 "경쟁사 합병 반대 걸림돌 작용 어려워"
KT가 KTF와 합병으로 통신사업 핵심 부문에서 모두 1위로 올라설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면서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공정거래위원회나 국회를 통해 KT와 KTF 합병에 대한 적극적인 반대에 나서고 있지만 이들이 요구하는 시내망 분리와 시장점유율ㆍ주파수총량 제한은 KT가 충분히 감당할 만한 규제로 합병 추진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통신사업 3대부문 석권=KT는 KTF와 합병으로 통신사업 3대요소인 가입자ㆍ주파수ㆍ네트워크 모든 부문에서 선두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합 KT는 유무선 가입자 수가 4200만명으로 추산돼 SK텔레콤과 LG텔레콤 두 회사를 합친 4100만명을 단독으로 앞지른다.
주파수 보유량에서도 KT는 기존 1.8GHz 대역을 반납하지 않고 합병 이후 저대역 주파수를 추가로 얻을 경우 127MHz가 돼 현재 112MHz로 선두인 SK텔레콤을 제칠 수 있다.
통합 KT가 가지게 될 통신관로와 전신주를 포함한 전국적인 유무선 네트워크 역시 경쟁사에 위협적이다.
김홍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반발에도 불구하고 KT와 KTF 합병은 성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경쟁사에서 요구하는 시내망 분리, 시장점유율 제한, 주파수총량 축소는 모두 KT가 충분히 감내할 만한 규제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조성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통합 KT는 유무선 결합을 통한 강력한 파괴력을 의미한다"며 "이를 통해 KT는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처한 수세 국면을 탈피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SKTㆍLGT 전방위 합병반대=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당국인 공정위에 이어 정치권을 통해서도 통합 KT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런 반대 움직임에서 핵심은 KT가 보유한 필수설비인 시내망을 별도법인으로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통신사업자 합병관련 전문가 간담회'에서 "KT가 KTF를 합병하게 되면 KT발 디밸류에이션(가치하락) 악순환이 전체 방송통신 시장으로 확대될 우려가 커진다"며 "전체 방송통신시장 활성화를 위해 KT가 가진 필수설비를 구조분리할 수 있도록 국회가 조속히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LG텔레콤 관계자도 같은 자리에서 "두 회사 합병은 유선통신 부문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이용해 이동통신에서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인 경쟁 촉진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심사해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증권업계 일각에선 KT와 KTF 합병이 오히려 국내 통신시장 안정을 강화하고 통신업계가 상생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KT와 경쟁진영 모두 우선적인 관심이 국내 시장점유율 확대에서 내실 강화나 해외시장 진출로 바뀔 수 있다"며 "KT와 KTF 합병을 통해 전체 통신업계가 윈윈하는 구도가 시현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