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냐 존재냐… 현대인의 정체성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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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2-1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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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제교류재단>제공
신기운_아스트로 보이_영상_2006.

‘소유’(재산ㆍ지식ㆍ권력 등)와 ‘존재’(능동성을 통한 삶의 희열)는 철학자 에리히 프롬의 저서 ‘소유냐 존재냐’에서 밝힌 현대인의 삶의 양식이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1월 7일부터 21일까지 재단 문화센터(구 호암갤러리)에서 ‘조우: 더블린, 리스본, 홍콩 그리고 서울’을 주제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석철주, 정연두, 홍수연, 김유선 등 국내 작가와 앤서니 허히(Anthony Jaughey․아일랜드),안토니오 훌리오 두아르떼(Antonio Julio Duarte․포르투갈), 루이 춘퀑(呂振光․홍콩) 등 외국작가 14명이 참가했다.

회화ㆍ사진작품 40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회는 지난 한 세기동안 빠르게 진행된 한국 사회의 근대화 과정과 사회변동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한국 현대미술의 자화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제29회 중앙미술대전 대상 수상자인 신기운은 사물에 대한 뒤집어보기의 유쾌함을 적나라하고 보여준다. 황혜선도 일상 속에 존재하는 순간의 실재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두 작가의 작품 모두 철학자 에리히 프롬의 주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이번에 출품되는 작품들은 해외에서만 개최됐던 한국 현대미술전시를 국내에 소개하는 한편 전시가 개최된 더블린ㆍ리스본ㆍ홍콩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한국과 외국 현대미술이 소통하는 상호 교류의 장으로 기획됐다.

그동안 한국 현대미술전시의 예술적 성과와 독창성은 국제 미술계에서 널리 알려졌지만, 전시는 뉴욕ㆍ파리와 같은 특정지역에 국한돼 있었다. 그 외 지역에서는 한국현대미술을 접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국국제교류재단은 매년 한국현대미술의 현황을 소개하고자 세계 여러 도시에서 직접 전시를 개최했다. 2008년에는 ‘소유냐 존재냐 To Have or To Be’전이 아일랜드의 더블린, 포르투갈의 리스본, 홍콩 등에서 개최됐다.

특히 서울 전시회에는 유럽사회에 속하면서도 한국과 비슷한 정치사회적 변혁을 겪은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의 작가들 그리고 영국 조차지로서의 경험을 간직하고 있는 홍콩의 작가들이 참가했다.

이번 전시회는 세계적 경제침체에 힘든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물어 보고 있다. 전시입장료 무료. 02-3789-5600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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